'강남 납치·살해' 전말, 이경우·재력가 부부 '공모'…착수금 7천만원(종합2보)

조현기 기자 김동규 기자 원태성 기자 2023. 4. 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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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아내 마취제 빼돌려…연지호 "3억 좀 넘게 받기로"
현재까지 7명 입건…이번주 유씨·황씨 부부 신상공개 검토도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이경우(왼쪽부터), 황대한, 연지호가 9일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4.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김동규 원태성 기자 =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은 재력가 유씨·황씨 부부가 주범 이경우(35)와 '공모'해 벌인 청부 살인이었던 것으로 사실상 결론났다. 경찰은 재력가 부부가 살인 납치를 공범들에게 지시한 이씨에게 지난해 범행 착수금 7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특히 주요 피의자인 연지호가 '범행 대가로 3억원을 받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이번 사건은 코인 투자실패에 따른 원한 범죄일 가능성이 커졌다.

백남익 서울 수서경찰서장은 9일 오후 수서서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씨·황씨 부부와 피해자는 상호 민·형사 소송 등을 진행하면서 대립했다"며 "이 부부가 이경우에게 총 7000만원의 비용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앞서 일당 중 한명인 연지호는 검찰로 송치되기 전 기자들과 만나 "3억 좀 넘게 받는 걸로, 협박에 못이겨서 이경우랑 황대한이 협박하는 거 때문에"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백 서장은 "진술·조사과정에서 나온 것 없다"면서 "피해자가 약 30억 정도 갖고 있다고 예상하고, 그걸 본인의 몫으로 5억을 받고 그것을 공범과 나누면 (본인이 최종적으로) 3억을 갖겠다고 예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까지 이 사건으로 7명이 입건됐다며 배후로 의심받는 재력가 부부 중 아내 황모씨의 구속영장도 이날 신청했다고 함께 밝혔다. 백 서장은 "남편 유모씨는 강도 살인 교사 혐의로 구속했으며 아내 황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부부의 신병처리가 끝나면 신상공개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범행동기 '코인 투자실패'…코인 광풍 후폭풍

경찰 수사로 확인된 이번 사건의 범행 동기는 코인 투자실패 때문이었다. 피해자와 유씨·황씨 부부가 퓨리에버코인(P코인) 폭락 후 갈등을 겪었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납치·살해까지 갔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는 P코인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유씨 부부의 시세조종 때문에 손실을 입었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자는 주범 이경우 등 코인 투자자 16명과 함께 2021년 3월 호텔에 숙박 중이던 유씨·황씨 부부를 찾아가 수억원의 암호화폐를 갈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으로 이경우는 공동공갈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고, 당시 P코인의 홍보를 담당했던 피해자는 불송치됐다.

백 서장은 "유씨·황씨 부부는 2021년 3월 강남구 소재 모 호텔에 침입해 감금·폭행·금품·갈취를 한 일과 관련해 그 배후가 피해자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시 호텔 침입 사건의 피의자였지만 주범 이경우는 사건 이후인 2021년 9월 유씨·황씨 부부를 찾아가 용서를 구했다"면서 "(오히려) 부부에게 피해자와 소송시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고, 신뢰를 쌓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백 서장은 이경우가 유씨·황씨부부에게 피해자 납치를 제안했고, 유씨·황씨 부부가 이경우에게 총 7000만원의 비용을 지급했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이경우와 유씨·황씨부부가 공동으로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본 것이다.

백 서장은 "이경우는 친구 황대한에게 피해자 직업·재산, 유씨·황씨와 피해자 갈등관계를 설명했다"며 "피해자를 납치한 후 코인을 빼앗고 코인을 현금취득하는 것을 유씨·황씨부부에게 부탁해보자고 모의했고, 이러한 계획을 유씨·황씨에게 제안했다"고 말했다.

또 "유씨·황씨부부는 본인들이 코인을 옮기는걸 돕고 현금세탁하는 것 도와주겠다"며 "사실상 피해자와 피해자 남편 납치해 살인하는 것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백 서장은 "2022년 9월쯤 이경우에게 범행 자금 명목으로 착수금 2000만원 등 총 7000만원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이 중 이경우는 황대한에게 1320여만원을 지급했고, 황대한은 연지우와 20대 이모씨(무직)을 끌어들여 피해자와 피해자 남편을 미행하며 범행 기회를 엿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인 3월29일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백 서장은 "황대한과 연지우가 지난 3월29일 오후 11시46분쯤 귀가하던 피해자를 차량으로 납치 후 피해자 휴대폰 4대 현금 50만원 든 가방을 빼았다"며 "그 중 휴대전화 4대와 가방은 용인시 소재에서 이경우를 만나 전달하고, 자신들은 피해자를 대전시 대청댐 인근으로 데려가 피해자 코인을 뻇기 위해 코인 비밀번호 등을 알아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또 "동시에 이경우는 경기 용인의 한 호텔에서 남편 유모씨를 만나 황대한으로부터 전달받은 피해자 코인 비밀번호 이용해 피해자 계좌 확인하려 했으나 실패했다"며 "코인 소지한 흔적 없다고 판단되자 처음 공모한대로 황대한과 연지우는 피해자를 살해하고 대청댐 인근에 매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서경찰서 관계자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강남 납치·살해사건의 배후로 의심받는 코인업계 관계자 부부 중 남편 유모씨(40대)를 체포해 차량으로 호송하고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 이경우 아내도 입건…드러난 사건 실체 '두 부부의 청부살인'

경찰 수사결과 이경우의 아내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에 사용된 마취제를 간호사인 이씨 아내가 공급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유씨 부부와 이씨 부부 등 두 부부의 청부살인으로 보인다.

현재 이 사건과 관련된 인물은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 유씨·황씨 부부, 이경우 아내, 20대 이모씨(무직) 등 총 7명이다.

경찰이 신상을 공개한 이경우와 황대한, 연지호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쯤 강남구 역삼동의 아파트 앞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이날 오후 강도 살인, 사체 유기,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범행 모의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20대 이모씨(무직)도 강도예비 혐의로 같은날 구속 송치됐다.

살해사건 배후로 의심받는 유씨·황씨 부부는 모두 경찰에 체포돼 살인교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남편 유씨는 구속 수사 중이고, 아내 황씨도 이날 구속영장이 신청돼 신병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황씨의 구속 여부가 결정되면 이들 부부의 신상공개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백 서장은 "(재력가) 부부의 구속 여부를 확인한 뒤 이번주 초쯤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취제를 제공한 이경우의 아내도 마약류관리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이씨의 아내는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3명에게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되는 유모씨가 지난 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송치되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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