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 AI "고객님은 밝은옷이 좋아요"
맞춤형 추천에 MZ고객 관심
한섬몰 방문자 1년새 46% ↑
G마켓 등도 '초개인화' 강화
한섬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더한섬닷컴'에 가입하면 원하는 스타일을 고르는 화면이 먼저 나타난다. 이를 입력하면 더한섬닷컴은 각자 선호하는 스타일에 가장 적합한 브랜드를 추천한다. 쇼핑뿐만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더한섬닷컴에 접속해 콘텐츠를 읽으면 온라인몰은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근거로 제품을 추천하기도 한다. 소비자들 쇼핑을 돕는 '퍼스널 쇼퍼' 역할은 물론 어울리는 패션 아이템까지 추천하는 '스타일리스트' 역할을 인공지능(AI)이 대신해주는 것이다. 한섬 관계자는 "더한섬닷컴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면 모든 소비자에게 각자 다른 메인 화면이 나타난다"면서 "과거 구매 기록은 물론 단순한 조회 기록까지 빅데이터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패션업계가 AI 기술을 활용해 '초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초개인화는 기업이 빅테이터를 활용해 개인 상황과 필요에 맞게 개별적으로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시시각각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업 특성상 소비자 욕구에 빠르게 맞추기 위해 온라인몰에 적극적으로 초개인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선제적으로 초개인화를 도입한 패션업체들은 온라인몰 유입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9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초개인화 서비스를 도입한 결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한섬은 더한섬닷컴과 H패션몰, EQL을 운영하고 있는데 1분기 방문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늘었다. 20대 여성을 예로 들면, 봄철용 재킷 검색 시 AI가 브랜드는 물론 원하는 제품까지 추천해 쇼핑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한섬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원이 담당하던 상담과 추천 과정을 온라인몰에서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패션 업계뿐만이 아니다. 면세점 또한 온라인 초개인화를 통해 매출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동안 회원 등급과 출국 일정 등을 활용해 면세점이 개별적으로 마케팅을 했지만 롯데면세점은 과거 구매한 상품의 특성, 페이지별 체류 시간, 행사 반응률 등 세분화 지표를 분석해 개인 취향에 맞게 쇼핑 정보를 제공한다. 이 시스템을 활용한 결과 롯데면세점은 소비자 유입이 기존보다 6배 늘었으며, 추가 구매를 유도할 때 실제 구매로 이어진 비율은 75%에 달했다고 밝혔다.
G마켓도 지난 2월 초개인화에 초점을 맞춰 모바일 앱을 개편했는데 더한섬닷컴과 같이 개인별로 노출되는 화면이 달라지도록 했다. 매일 특가 상품을 추천하는 '슈퍼딜'은 관심도가 높은 상품을 우선순위로 정렬해 체류 시간을 늘리고 실제 구매로 연결될 수 있도록 개편하기로 했다. G마켓 관계자는 "전체 소비자 가운데 10%를 대상으로 베타 버전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전체 소비자를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뷰티 업계는 취향과 피부에 맞게 맞춤형으로 제조하는 화장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맞춤형 스킨케어 브랜드 커스텀미를 내놓으면서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을 찍으면 주름, 모공, 민감도 등을 분석하고 생활습관 등에 대한 설문을 받아 화장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대량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 고민과 요구에 맞게 만드는 '초개인화 화장품'이 대세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부유층 전유물로 여겨졌던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AI 기술과 만나 대중화된 결과"라고 밝혔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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