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vs 카겜 `아키에이지 워` 정면충돌
소장 면밀히 검토해 대응할 것"
엔씨와 치열한 법정공방 예고
"장르적 유사성을 벗어난 IP 무단 도용·표절" vs "동종 장르 게임 내 일반적인 요소·배치 방법"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 엑스엘게임즈 간 갈등이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가 엔씨소프트의 저작권 침해·부정경쟁행위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양측의 법정 공방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아키에이지 워' 표절 논란을 둘러싼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 엑스엘게임즈 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아키에이지 워'는 지난달 21일 출시된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신작이다.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유통)을 맡았다.
엔씨소프트는 '아키에이지 워'가 자사 '리니지2M' 저작권을 베꼈다고 봤다. 단순한 장르적 유사성에 그치는 정도가 아니라 △클래스(직업) 획득 방법 등 고유 시스템 △PvP(이용자 간 대결) 콘텐츠 △게임 UI(사용자인터페이스) △아이템 강화 △아이템 컬렉션 등의 측면에서 '리니지2M'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5일 서울지방법원에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부정경쟁행위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는 '아키에이지 워'의 표절 논란을 부인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는 지난 7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엔씨소프트 측의 '아키에이지 워'에 대한 저작권 침해·부정경쟁행위 주장은 동종 장르의 게임에 일반적으로 사용돼 온 게임 내 요소와 배치 방법에 대한 것"이라며 "관련 법률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파악하고 있으며 추후 소장을 수령해 면밀히 검토·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가 소송을 건지 이틀 만에 내놓은 입장문이다.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는 "'아키에이지 워'는 국내와 글로벌 지역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PC 온라인게임 '아키에이지' IP(지식재산권)의 세계관, 캐릭터, 지역명 등을 재해석한 뒤 PC·모바일 크로스플랫폼 환경에서의 플레이를 고려해 개발했다"며 "모바일 코어 MMORPG 이용자 층의 플레이 환경을 고려해 대중적인 방식의 간결한 인터페이스와 조작 방식을 통한 캐릭터 성장, 다양한 콘텐츠의 재미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법정 다툼은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장르적 유사성 등 게임산업 특성상 표절 시비를 가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발생했던 게임업계 표절 소송을 살펴보면 판결까지 최소 5년 이상이 걸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21년에도 웹젠의 'R2M'에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으나 2년이 지난 현재까지 1심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이 MMORPG 전통 강자인 엔씨소프트가 후발 주자인 카카오게임즈를 견제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로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주요 순위를 차지해 왔는데 카카오게임즈가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성공시킨 데 이어 '아키에이지 워'까지 내놓으면서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다. 지난 8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리니지M'(엔씨소프트) △'아키에이지 워'(카카오게임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카카오게임즈) △'프라시아 전기'(넥슨) △'리니지W' △'리니지2M' 순이다.
소송 기간·결과와 별개로 국내 MMORPG 시장에는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국내에 출시되는 MMORPG 다수는 리니지와 비슷한 '리니지 라이크'인 탓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IP는 장기간의 R&D(연구개발)를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하는 기업의 핵심 자산"이라며 "이번 법적 대응은 IP 보호뿐 아니라 게임산업 경쟁력 강화와 게임 콘텐츠 저작권 기준의 명확한 정립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못박았다. 향후 유사 게임이 출시되는 것을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건은 '리니지 라이크'가 아닌 '리니지 저스트'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유사했다는 지적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소송 승패 결과와 관계없이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업계에 경각심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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