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반도체 반등?"..삼성 감산 카드에 업황 조기 회복 기대.. DDR5 전환 포석도

장민권 2023. 4. 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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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경호(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반도체 초격차 지원을 위해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 반도체 생산 현장을 둘러보면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3.04.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무감산 기조'를 바꿔 메모리반도체 감산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들면서 업황 반등의 신호탄인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가 언제 나타날 지 주목되고 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미 웨이퍼(반도체 원판) 투입량 조절에 들어간 만큼 이르면 6월부터 감산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반응과 수요 회복없이는 본격적인 반등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전격적인 감산 전략이 DDR5·LPDDR5X 등 차세대 메모리 제품 중심의 세대교체를 준비하려는 판단으로도 보고 있다.

감산 효과 '6월부터' 나타날까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D램·낸드플래시 생산라인에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는 인위적 감산에 들어갔다.

그동안 생산라인 최적화,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자연적·기술적 감산은 해왔지만 직접적으로 생산량을 감축하는 건 극히 이례적 일이다. 그만큼 메모리 업황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했다는 방증이다. 창고에 제품·원재료가 가득 쌓인 상황에서 생산을 할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D램·낸드 업계 1위 삼성전자가 공급량을 줄이면서 올해 2·4분기를 저점으로 메모리 업황이 반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신증권 위민복 연구원은 "구체적인 감산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말 대비 15~20% 수준의 웨이퍼 투입량 감소가 기대된다"면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경쟁업체 대비 원가 우위를 보유하고 있어 감산 규모는 경쟁사 대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감산하면 2~3개월 뒤에 효과가 나타나는게 일반적"이라며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는 작년에 시작했으니 이미 감산 효과가 시작됐고,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감산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 반등을 위해서는 공급 감소와 함께 수요 회복이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시장이 극적으로 변하려면 수요 시장이 바뀌어야 한다"며 "세트 제품 생산이 늘어나야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데, 생산만 줄인다고 해서 반도체 시장이 극적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D램 전환 포석 분석도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전환점으로 삼으려는 행보로도 분석된다. DDR4 등 주력 제품 물량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생산라인을 DDR5로 적극적으로 전환해 차세대 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난이도가 높은 선단공정 및 DDR5·LPDDR5 전환 등에 따른 생산 빗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 제약을 대비해 안정적인 공급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고 했다.

실제 재고가 넘치는 DDR4와 달리 DDR5 공급 물량은 부족한 상태다. 메모리 업황 부진에도 DDR5 시장은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DDR5 비중은 20.1%를 나타내 DDR4를 역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25년에는 DDR5 비중이 40.5%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챗GPT'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성장과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를 지원하는 인텔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래피즈' 출시 등을 계기로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첨단기술 경쟁력 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필수 투자도 계획대로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업계 최소 선폭인 12나노미터(1nm=10억분의 1m)급 DDR5 D램 공정 개발에 성공한 뒤 올해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

업계 관계자는 "DDR5 등 미래 공정 생산역량을 늘리려면 기존 제품들의 생산량이 조절될 수밖에 없다"며 "미래 공정의 안정적 공급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적 대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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