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언제쯤[영끌족 부활하나③]
기사내용 요약
금리인하 기대에 국채 금리, 기준금리 하회
국채 3년물 2% 후반대로 내려설 수도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 고용지표 등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국채 금리가 3년물을 기준으로 2%대 후반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은이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현재 수준인 연 3.5%를 끝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은은 올해 안에 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 박았지만, 고물가에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하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시장 금리는 이미 연내 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88%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3.16%까지 내려섰다. 지난 7일 장 마감 기준으로는 3.240% 수준이다. 같은 달 국고채 10년물도 3.84%까지 올라 갔다가 3.21%까지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지면서 국채 금리는 지난달 13일부터 다시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국채 3년, 10년물 금리 모두 기준금리 대비 0.2~0.3%포인트 가량 역전 돼 있는 상황이다.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 경제 지표도 부진한 모습을 보면서 경기침체가 현실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2월 미 기업의 구인건수는 전월대비 63만2000건 감소한 993만1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025만건)를 큰 폭 하회한 것으로 2년 만에 처음으로 1000만 건을 밑돌았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업황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이 발표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3을 기록해 경기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 이는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3월 서비스업 PMI도 51.2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54.3) 보다 낮았다. 미 경제지표가 잇따라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미 연준의 그동안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그간 과열됐던 노동시장 등이 식기 시작하는 등 미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 들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고용시장이 냉각으로 금리동결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점은 한은에도 추가 금리 인상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이는 국채 시장에 호재로 작용해, 국채 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산유국의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80 달러를 넘어선 점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3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주요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는 5월부터 연말까지 일일 160만 배럴 규모의 대규모 추가 감산을 예고했다.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치라국제유가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에너지 가격 안정으로 둔화됐던 인플레이션 압력을 재차 자극해 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부추기고, 국채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가 반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자극 가능성과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 금리 상·하방 요인이 동시에 대두되면서 시장에서는 아직도 다음 달 금리 인상에 대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조금 더 높게 보고 있다. 미 동부시간으로 7일 오전 3시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48.2%,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51.8%를 나타내고 있다.
강승연 DS 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국제유가의 급등은 최근 에너지 가격 안정으로 둔화됐던 인플레이션 압력을 재차 자극해 국채 가격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번 감산 조치로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단기적으로 채권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경기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될경우 중장기적으로는 경기침체를 앞당겨 안전자산인 국채 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이로 인한 소비 둔화는 경기침체를 앞당길 수 있는 요인으로 채권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꺾이고 있다는 점은 금리 인상 부담을 낮춰 국채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는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석유류가격 하락폭이 크게 확대 되면서 4.2%로 2개월 연속 4%대를 기록했다. 물가가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추가 긴축이라는 대외변수를 지켜볼 필요가 있으나 다음달 동결 혹은 0.25%포인트 인상 이후 금리 인상을 종결하는 예상 가능한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경우 국내 통화정책 결정은 물가 변수에 좌우될 공산이 커 보인다"며 "국채 금리가 3년물 3.05%, 10년물 3.08%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만약 4월 물가가 3.7%를 하회 할 경우 국채 3년물 금리가 2%대 후반 진입도 현실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미 SVB 사태 등 은행권 이슈로 미 최종 기준금리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국내외 채권 금리가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선도 금리는 1년 뒤 한국 기준금리를 3%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고 CME 선물 시장에 반영된 미 기준금리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없이 올해 말까지 0.5%포인트 금리 인하가 단행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한은이나 미 연준 모두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얘기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단기간 금리가 빠르게 하락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어느 정도의 금리 반등도 가능하겠지만, 연말이 가까워 질 수록 물가 하락을 확인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고 채권금리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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