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어머니 은행앱 털어 20억 가로챈 불효자…징역 2년 실형

[theL] 앱 설치 도우며 알아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악용

[머니투데이 성시호 기자] [theL] 앱 설치 도우며 알아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악용

70대 수양어머니의 계좌에서 거액을 빼내 가로챈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9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 법원 형사25-3부(부장판사 지귀연·박정길·박정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형법상 공문서부정행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50대 남성 A씨에 대해 최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2일 수양어머니 B씨의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몰래 20억원을 이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사건 당일 빨래를 하러 자리를 비웠다. A씨는 몰래 B씨의 스마트폰을 집어든 뒤 은행앱에 접속해 범행했다.

A씨는 과거 B씨가 스마트폰으로 은행 거래를 하도록 앱 설치를 도운 탓에 B씨의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 그는 B씨의 지갑에서 OTP(일회용 암호) 카드를 꺼내 추가 인증을 수행하기도 했다.

검찰은 A씨를 기소하며 도주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으로 제주발 완도행 여객선에 탑승한 혐의도 적용했다.

A씨는 돈을 빼돌려 11억2500만여원을 채무변제 등에 소모했다. B씨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지만 A씨는 징역 실형 선고를 피할 수 없었다.

재판부는 △범행의 규모와 피해가 상당한 점 △피해자 OO은행과 실질적 피해자 B씨에 대해 금전적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A씨가 도주하며 주민등록증을 부정행사한 점 △A씨가 보유한 범행 전력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는 B씨를 2019년 12월 만나 수양어머니로 모시며 3년여 동안 가깝게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과 A씨는 판결에 각각 항소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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