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3년…발생 주는데 수준은 “심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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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된 지약 3년9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여전히 괴롭힘을 겪었고 이중 절반은 괴롭힘 수준이 '심각하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9일 나왔다.
법 시행 전과 비교하면 괴롭힘을 당한 직장인 비율은 줄었지만, 괴롭힘 강도는 더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앞서 언급한 법 시행 전 벌인 조사(38.2%)와 견주면 심각하다는 응답(48.5%)이 10.3%포인트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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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유서에 저 사람들 이름을 다 쓰고 자살하면 저 XX들이 알아줄까 싶어서요. 회사 감사실에 가서 말도 했는데 제가 공기업에 재직 중이어서 쉽지 않더라고요.”(직장갑질119 제보 중)
2019년 7월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된 지약 3년9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여전히 괴롭힘을 겪었고 이중 절반은 괴롭힘 수준이 ‘심각하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9일 나왔다.법 시행 전과 비교하면 괴롭힘을 당한 직장인 비율은 줄었지만, 괴롭힘 강도는 더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3월3일∼10일까지 전국 만 19살 이상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를 한 결과를 보면, 30.1%가 최근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8.5%는 괴롭힘 수준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10.6%는 자해 등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고 응답했다.
다만, 법 시행 전과 비교하면 괴롭힘 자체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19가법 시행 직전인 2019년 6월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괴롭힘을 경험한 비율은 44.5%로 최근 조사에 견줘 14.4%포인트 높았다. 반면 괴롭힘 수준은 오히려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법 시행 전 벌인 조사(38.2%)와 견주면 심각하다는 응답(48.5%)이 10.3%포인트나 늘었다. 심각하다는 응답은 특히 여성(50.7%), 비정규직(52.9%), 5인 미만 직장(54.9%), 월 150만원 미만(58.3%)에서 응답률이 높았다.
이번 조사 결과,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응답자 중 ‘회사 혹은 고용노동부 등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고 한 비율은 8.3%에 그쳤다.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는 응답이 59.1%로 가장 많았고 ‘회사를 그만뒀다’(32.2%), ‘개인 또는 동료들과 항의했다’(28.2%) 순이었다.
괴롭힘을 신고하지 않은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71.0%)가 가장 많았다. ‘향후 인사 등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17.0%),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이 싫어서’(5.8%), ‘시간이 없어서’(4.7%) 차례였다.
괴롭힘을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는 응답자(36명)에게 ‘신고 이후 지체없이 객관적 조사, 피해자 보호 등 회사의 조사·조치 의무가 제대로 지켜졌느냐’고 질문한 결과 63.9%가 ‘그렇지 않다’고 했고, 33.3%는 신고로 인해 불리한 처우를 당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해 1∼12월 직장갑질119에 제보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 481건 중 ‘조치의무 위반’이 368건(76.5%, 복수 응답), ‘신고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가 212건(44.1%)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사실상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현실에선 작동하지 않는 셈이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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