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악랄해지는 직장 내 괴롭힘...60%는 여전히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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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4년이 흘렀지만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여전히 괴롭힘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에 따르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10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30.1%가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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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 피해 경험 줄었지만, 수준 심각하다 답변 늘어
여전히 참거나 모르는 척으로 대처
"정부의 엄중한 법 집행, 문화 개선 필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4년이 흘렀지만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여전히 괴롭힘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괴롭힘 경험 비율은 법 시행 이전보다 14%가량 줄어들었으나, 괴롭힘 수준이 심각하다는 응답 비중은 오히려 10%포인트 이상 늘어났다. 악랄한 괴롭힘은 줄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에 따르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10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30.1%가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34.5%), 비상용직(35%), 비사무직(32.4%)의 피해 경험 비율이 평균보다 높았다. 가장 많은 피해 유형은 모욕·명예훼손(18.9%)이었다. 이어 △부당지시(16.9%) △폭행·폭언(14.4%) △업무 외 강요(11.9%) △따돌림·차별(11.1%)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 경험 비율만 놓고 보면 관련 법 시행(2019년 7월 16일) 이전인 2019년 6월 조사(44.5%)에 비해 14.4%포인트 줄어들었다. 그러나 피해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괴롭힘 수준을 물어본 결과 '심각하다'는 응답이 48.5%나 됐다. 2019년 6월 조사(38.2%)에 비해 10.3%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설문조사에 응한 직장인 A씨는 "사장이 '너는 머리가 모자라냐?' '어디서 말을 그 따위로 배워먹고 자랐냐' 등의 발언을 하고 휴대폰을 집어던지려고 한 적도 있다"면서 "업무 미숙을 이유로 심하게 소리를 지르고 모욕적인 말을 매일 하는데 본인이 내는 화는 늘 합당한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심각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한 이들은 피해 경험자(301명) 중 10.6%나 됐다. 진료나 상담이 필요하다고 느낀 이들은 34.8%였다.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공황장애 등을 앓고 있는 B씨는 "병가를 내려 했더니 회사에서는 '실망이다, 앞으로 커리어 생각 안 하냐'는 이야기만 했다"며 "가해자들이 진정으로 반성, 사과하기를 바랐는데 그렇지 않아 유서에 이름을 다 쓰고 극단선택할까 고민도 했다"고 털어놨다.
"당해도 모르는 척" 59.1%... "엄중한 법 집행 필요"
피해자들은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회사나 관련 기관에 알리기보다는, 참거나 모르는 척하는 식으로 대응(59.1%)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71%)는 게 주된 이유였다. 또 어렵게 신고해도 회사의 조치·조사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69.9%)고 응답했다.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이들도 33.3%나 됐다.
직장갑질119는 정부의 엄정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직장 내 괴롭힘 반복 발생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조사·조치 의무 위반 사업장에 대한 즉각적인 과태료 부과(현재 14~25일 시정기간 부여) △신고자에 불이익을 줄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것을 제안했다.
권두섭 직장갑질119 대표는 "사건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해야 현실에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기업의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하는데, 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직급별 토론을 하는 등 실질적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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