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2인자'에 윤재옥 역전승, PK·TK 공천 물갈이 '공포'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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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2인자' 자리인 원내대표 선거에서 초반 대세론을 형성하던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을 제치고 윤재옥 의원이 결국 승리를 거머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이른바 '영남권 물갈이론'에 위기의식을 느낀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의원들이 같은 영남권 윤 의원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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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2인자' 자리인 원내대표 선거에서 초반 대세론을 형성하던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을 제치고 윤재옥 의원이 결국 승리를 거머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이른바 '영남권 물갈이론'에 위기의식을 느낀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의원들이 같은 영남권 윤 의원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총선에서 검사 출신이 여당의 텃밭인 영남지역에 대거 공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물갈이를 위한 물갈이의 대상이 되거나 경선도 못 해보는 억울한 일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윤 의원의 약속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윤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국민의힘 의원 115명 중 109명의 의원이 투표한 결과 윤 의원이 65표를 얻어 44표를 얻은 김 의원을 21표 차로 제쳤다.
선거 초반에는 경기 안성 4선인 김 의원의 당선을 예측하는 시각이 우세했다. PK 출신인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이 당 대표 자리에 올랐고 마찬가지로 경남 진주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박대출 의원이 당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는 등 지도부가 영남권에 쏠리는 모양새인 만큼 수도권에 기반을 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지역 안배론'이 힘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 의원 특유의 친화력도 당선 가능성이 높게 평가됐던 이유다.
선거 중반까지 유지되던 이같은 분위기는 내년 총선에서 검사 출신들이 PK와 TK(대구·경북) 지역에 대거 공천될 수 있다는 소문이 구체화되면서 반전됐다. 실제로 최근 출처 불명의 부산 총선 출마 예정자 명단이 돌며 PK 의원실을 중심으로 의원회관의 긴장감이 급격히 높아졌다.
친윤(親윤석열)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대통령실 참모 등 검찰 출신 인사들의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 "낭설이고 있지도 않을 거고 있을 수도 없는 일로 괴담 같은 게 많이 나온다. 검사가 몇 십명(총선에 출마한다는) 이런 것에 대해서 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부정했으나 소문을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총선이 다가오면 각 당의 지지기반이 탄탄한 이른바 '텃밭'을 지역구로 둔 현역 의원들이 교체 대상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해당 지역이 총선을 앞두고 영입된 인재들을 위한 이른바 '인큐베이터'로 활용되기도 한다. 국민의힘의 경우에는 TK와 PK, 서울 강남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가운데 윤 의원은 영남권 등 텃밭 지역 의원들의 마음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윤 의원은 투표 직전 토론에서 "공천에 억울함이 없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돼 드리겠다"며 "어느 누구든 물갈이를 위한 물갈이의 대상이 되거나 경선도 못 해보는 억울한 일을 당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똘똘 뭉쳐 대선도 이기고 지방선거도 이기지 않았느냐"며 "열심히 일한 의원들이 불공정하게 불이익을 받는 일만큼은 원내대표가 앞장서 막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의 이 같은 호소에 TK 뿐 아니라 PK 지역 의원들의 표심도 윤 의원 쪽으로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선거를 하루 이틀 앞두고 윤 원내대표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연락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하루 전에) 갑자기 윤 의원을 찍어야 한다고 하는 전화가 많이 왔다"고 말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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