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 4월' 세월 지나도 마르지 않은 세월호 유족의 눈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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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아, 내 아들아, 몇 년이 지나든 차디찬 바다 속에 잠든 너희를 우리가 어떻게 잊니."
세월호를 한바퀴 돌아보며 야속한 시간의 흔적들을 살핀 일부 유족들은 주변을 한참 서성거리며 "내년에 또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어렵사리 발길을 뒤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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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방문·헌화…"잊지 않을게"
(진도·목포 =뉴스1) 최성국 기자 = "내 딸아, 내 아들아, 몇 년이 지나든 차디찬 바다 속에 잠든 너희를 우리가 어떻게 잊니."
세월호 9주기를 일주일 앞둔 9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해경 경비함정 옆으로 '세월'이라는 글자가 적힌 노란 부표가 보이기 시작하자 유족들은 새하얀 장갑으로 눈물을 연신 닦아냈다.
이날 오전 2시부터 안산에서 목포로, 목포 해경전용부두에서 배로 96㎞ 떨어진 사고해역으로 이동하는 내내 유족들이 두 눈을 감고 꾹꾹 눌러왔던 눈물이다.
이날 해경 경비함정 1509함을 타고 사고 지점을 찾은 세월호 관계자들은 60명. 이 가운데에는 세월호에 탑승해 있던 단원고등학교 학부모 20명과 일반인 유가족 10명, 생존자 가족 2명이 포함됐다.
특히 참사 당시 세월호에 탑승해 있던 단원고 학생 1명과 구조 작업에 투입됐던 민간 잠수부 김상우씨(52), 배상웅씨(46)도 이날 4·16유가족들과 함께 사고지점을 찾아 아픔을 함께 했다.
곧바로 시작된 선상 추모식은 묵념과 헌화,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위원장의 추도사, 참사해역 선회 순으로 엄수됐다.
30명의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물론 해경들도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리며 푸른 바다 안으로 새하얀 국화를 띄워보냈다. 국화는 선박이 만들어내는 물결을 따라 노란 부표로 흘러들어갔다.
유족들은 불러도 대답 없는 자녀들의 이름을 목놓아 되뇌었다. 유족들은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일행들을 토닥이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추모식이 진행되는 동안 별이 된 희생자 304명의 이름들이 하나씩 바다에 메아리쳤다.
노란 부표를 순회하던 해경 함정은 희생자들을 기리는 마지막 고적 소리 3번을 끝으로 회항했다.
단원고 '2학년1반 수진아빠'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로 우리 아이들이 별이 된 지도 오래됐지만 봄이면 벚꽃 나무 아래에서 웃으며 수다를 떨고, 노래를 부르던 아이들의 모든 것이 지금도 또렷이 그려진다"고 말했다.
그는 "그건 아마도 우리 아들, 딸들이 더 이상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기 때문일 것"이라며 "우리 부모들에게 참사현장은 고통스럽고 오고 싶지 않은 곳이지만 한편으로 반드시 와야 하는 그리움이 공존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는 무엇 하나 밝혀진 것이 없는 답답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부디 아프고 무서운 기억을 다 떨쳐버리고, 하늘에서 친구들과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왔다"고 털어놨다.
특히 김 위원장은 "우리는 진상규명에 역행하는 현실을 끝까지 견뎌내 304명의 국민이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이유를 밝혀낼 것"이라며 "책임자 처벌과 국가의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내겠다. 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우리가 염원하는 안전한 사회를 꼭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선상 추모식을 마친 유가족들은 목포로 돌아와 세월호가 거치돼 있는 목포신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선체 전체가 녹에 뒤덮힌 세월호의 모습을 올해도 두 눈에 담은 유가족들은 먹먹한 표정으로 묵념과 헌화를 올렸다.
세월호를 한바퀴 돌아보며 야속한 시간의 흔적들을 살핀 일부 유족들은 주변을 한참 서성거리며 "내년에 또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어렵사리 발길을 뒤로 돌렸다.
4·16재단은 세월호 참사 9주기 당일인 오는 16일에도 유가족들과 함께 전남 진도 해상에서 선상추모식을 열고 희생자들을 추모할 계획이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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