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배터리株가 이끈 1분기…"하반기엔 투자심리 본격 회복"
2차전지·원전 추가 협력 땐
관련 업종 외국인 수급 개선
美긴축 종료 기대감도 솔솔
올해 1분기 글로벌 주식 시장은 '위기 속 성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글로벌 은행들의 잇따른 위기 소식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긴축 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성장 테마주 부각 등이 증시를 이끌었다. 한국 역시 2차전지주의 가파른 상승세에 힘입어 코스피·코스닥 모두 상승세로 1분기를 마감했다.
국내 자산운용사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에 위기와 희망이 공존하는 혼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가 조금씩 안정되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크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한미 정상회담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2분기에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 점찍었다.
최세진 한화자산운용 글로벌주식본부장은 "4월 한미 정상회담과 5월 Fed의 금리 인상 강도가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정상회담 이전까지 2차전지, 원전 등 추가적인 협업 강화가 가시화된다면 관련 업종과 기업은 물론 외국인 수급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5월 Fed의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Fed의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인상이 종료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수일 NH-아문디자산운용 채권운용부문 총괄은 "미국 금융시스템 위기와 인플레이션 같은 경기지표가 본격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2분기에 미국은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긴축적 통화정책 효과와 그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고, 이는 금리 인상이 목적을 달성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2008년과는 다른 양상이지만 은행 리스크 증가와 은행의 대출태도 악화, 가계와 기업 심리 악화, 투자 및 소비 축소 등이 연이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은 수출과 내수, 그리고 부동산 가격 급락 등으로 이미 인상 사이클을 1분기에 종료했다. 미국이 2분기에 금리 인상을 종료하면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 국면에 본격 진입할 수 있다.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2분기부터 시장은 다시 연초와 같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긴축정책 완화에 따른 기대감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경기 관련 산업의 회복 가능성이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기관과 부동산에 대한 불안감 등이 점차 완화되면서 초기에는 낙폭이 컸던 성장주 위주로 장세가 이어지다 점차 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2분기 Fed의 긴축 종료와 함께 금융시스템, 부동산과 관련된 불안감이 조금씩 사라진다면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장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했다. 최 본부장은 "자동차와 2차전지를 제외하면 국내 주요 산업의 수출 실적 개선세가 더디게 이어지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2024년에 대한 기대감이 주식시장에 선반영될 수 있다"며 "특히 2024년은 미국 대선과 한국 총선을 앞두고 있어 정권 유지를 위한 경제 분야 성과가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펀더멘털상으로도 반도체 수출 데이터의 바닥 탈출이 코스피 저점을 높여주는 기폭제로 작용하는 가운데, 정부 육성 산업의 모멘텀이 강화되는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총괄은 "한국은행은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4분기에 25bp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분기부터 통화긴축 사이클 종료와 금리 인하 가능성 확산이 주요 시장을 드라이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 중기 중심의 국채 포지션을 지속 증가시키고 신용 리스크 증가 가능성에 따라 크레디트물 포지션은 중립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세계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위협 요인 중 해결된 것은 없지만 물가가 안정을 보이면서 이로 인한 투자심리 호전으로 글로벌 증시는 생각보다 큰 폭의 상승 장세가 전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 증시의 성장세에 주목했다.
정 본부장은 "시장제도 개선, 주주환원율 증가, 외국인 등 수급 요인 호전으로 한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우월한 성과를 기록하기 시작한 원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MSCI 선진국 지수에 진입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중국 투자 비중을 축소한 작년 텍사스교원연금펀드 사례처럼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수급상 수혜가 가능하고, 시장의 질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외국인 투자심리를 크게 호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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