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우주청 엎어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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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한국판 나사(NASA·미국항공우주국)'는 어디에 둬야 할까.
윤석열 대통령이 설립을 약속한 우주항공청이 입지 논란에 휩싸이더니 지역 갈등으로 번졌다.
□ 사천-우주청 시나리오의 명분은 지역 균형발전과 대통령 공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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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판 나사(NASA·미국항공우주국)’는 어디에 둬야 할까. 경남 사천이 좋을까, 대전이 나을까. 윤석열 대통령이 설립을 약속한 우주항공청이 입지 논란에 휩싸이더니 지역 갈등으로 번졌다. 위상과 형태를 놓고도 여야가 시끄럽다.
□ 원래는 경남 사천에 만들기로 했다.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도 그렇게 명시돼 있다. 우주항공 도시를 표방하는 사천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협력사 300여 개가 있다. 국내 항공기 제조 분야 생산액의 80%, 종사자의 70%가 사천에 기반을 뒀다. 정부는 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예정대로 사천에 우주청을 세울 계획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민주당이 반대 법안을 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안에 차관급 우주청을 두기보다 국가우주위원회 산하 장관급 우주전략본부로 격상하자는 것이다. 입지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발의한 조승래 의원 지역구가 과학도시 대전이다. 경남은 ‘훼방 놓기’라며 반발했다.
□ 나사 하면 대개 텍사스주 휴스턴이나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을 떠올리지만, 본부는 워싱턴D.C.에 있다. 유럽우주국, 중국국가항천국, 러시아연방우주국,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 본부는 각각 파리, 베이징, 모스크바, 도쿄에 있다. 수도라 누릴 수 있는 행정 편의성이 발전의 기틀이 됐을 것이다. 인도우주연구기구, 독일항공우주국, 캐나다우주국은 본부를 각각 벵갈루루, 쾰른, 롱괴이에 뒀다. 벵갈루루는 인도의 실리콘밸리, 쾰른과 롱괴이는 독일과 캐나다의 미래산업 도시로 꼽힌다. 지역산업과의 연계가 부수 효과를 불러왔을 것이다.
□ 사천-우주청 시나리오의 명분은 지역 균형발전과 대통령 공약이다. 대전-우주본부는 행정 효율성과 인재 확보 유리함이다. 다 일리가 있다. 우주 거버넌스가 정치권의 힘겨루기 대상이 돼가는 모양새라 위태롭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고 다음 정부에서 다시 논의하는 게 낫겠다는 비아냥마저 나오는 지경이다. ‘뉴 스페이스’ 시대를 이끌 컨트롤 타워를 세우자는 공감대마저 희미해질까 걱정이다.
임소형 논설위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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