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챗GPT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챗GPT가 뜨겁다. 인간의 언어를 할 수 있는 컴퓨터라니.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챗GPT의 뛰어남에 대해 이야기한다. 너무나도 광범위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전에 경험하지 못한 큰 영향을 만들어 낼 것이라 이야기한다. 마치 AI가 주도하는 새로운 세계가 곧 열릴 것 같다. 실제 챗GPT를 써보면 참 유용하다. 필자도 일을 할 때 항상 챗GPT를 모니터에 띄워놓는다.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데 훌륭한 도우미 역할을 해준다. 그렇다고 해서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변할 정도의 혁신인지는 잘 모르겠다. 챗GPT라는 새로운 AI를 바라보는 현재 우리들의 시선은 분명 과장되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과장된 시선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첫째로 AI에 대한 여러 매체들을 통한 과도한 선전을 꼽을 수 있다. AI를 지지하거나 AI 이해관계자들은 AI의 성공을 일부러 더 크게 부각시킬 유인이 있다. 그로 인해 대중은 AI의 능력이 현실보다 더 높다고 인식할 수 있다. 둘째로 오해와 무지 또한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부를 수 있다. AI의 기능과 한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이들은 AI가 마치 인간처럼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 셋째로 마치 인간처럼 보이는 챗GPT의 활용 모습 또한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에 일조한다. 이로 인해 일부 사용자는 AI가 인간의 감정이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과도한 낙관론 뒤에는 커다란 사회적 손실과 과도한 회의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멀리는 18세기 미시시피버블부터, 2000년 IT버블 그리고 가장 최근 사례로 블록체인의 사례가 있다. 현재 AI에 대한 과대평가 또한 우리가 실제로 AI를 활용하고 건설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있어 방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향후 건설적인 방향으로의 지속가능한 AI의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챗GPT와 같은 최신 기술이 갖는 의의를 현실적이고 정확하게 인지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챗GPT의 실제 의의는 다음과 같다.
먼저 챗GPT의 가장 큰 강점으로 자연어 처리 능력이다. 챗GPT는 대화, 질문 응답, 글쓰기 등 다양한 형태의 자연어 처리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와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광범위한 주제를 다룰 수 있는 역량 또한 큰 강점이다. 학습에 이용되는 데이터만 제공할 수 있다면 챗GPT는 사실상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분야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챗GPT가 가지고 있는 빠른 속도의 대화형 인터페이스 또한 중요한 강점이다. 사용자의 질문에 인간과 대화하듯이 자연스러운 대답을 인간의 대화와 비슷한 속도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사용자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렇듯 챗GPT라는 혁신적인 AI기술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인간과 자연스러운 소통’에 있다.
결국 챗GPT가 혁신인 이유는 가까운 미래에 AI의 세상이 도래하여 우리가 하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AI가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AI가 드디어 인간의 언어를 ‘더’ 잘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전에도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는 AI는 있었고 챗GPT 또한 인간의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은 아니다. 챗GPT는 이전의 AI들 보다 인간의 언어를 더 잘 사용하는 엄청난 혁신을 이루어 낸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기술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인지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챗GPT를 희망과 미래의 관점이 아닌, 현재의 관점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할지를 정리할 수 있다.
아마도 가장 직관적이고 상식적인 관점은 단순업무의 보조일 것 같다. 거의 대부분의 영역의 단순 업무에 있어 챗GPT와 같은 AI는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거나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다. 현재 필자는 기존의 연구보조원이 하던 자료조사, 번역, 요약과 같은 업무들을 챗GPT에게 맡기고 있다. 필자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업무가 훨씬 효율적이다. 단순업무에 있어 AI는 확실히 인간보다 우월할 수 있다. 물론 현재 또는 가까운 미래에 AI가 인간의 모든 단순업무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즉 AI는 단순업무 수행의 사회적 비용을 낮춰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대화의 파트너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챗GPT는 초등학생들과 중학생들의 언어학습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의 작문학습을 위한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챗GPT는 단절과 고독이라는 사회적 문제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개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우리 사회의 파편화는 심화 되었다. 고독과 단절이라는 문제는 더 이상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의 문제가 되었다. 인간의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AI는 고독과 단절이라는 사회적 문제의 한가지 해법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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