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전범 단죄한 ‘27살 검사’ 페렌츠 별세…향년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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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서 대학살을 저지른 나치 전범에게 책임을 물었던 검사 중 마지막까지 생존해 있던 벤자민 페렌츠가 7일(현지시각) 숨졌다.
페렌츠는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 참여한 검사 가운데 가장 마지막까지 생존한 검사였다.
전쟁이 끝나자 연합국은 뉘른베르크에서 나치 고위 인사들에게 전쟁의 책임을 묻기 위한 전범 재판을 열었다.
페렌츠는이 경험을 토대로 국제형사재판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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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서 대학살을 저지른 나치 전범에게 책임을 물었던 검사 중 마지막까지 생존해 있던 벤자민 페렌츠가 7일(현지시각) 숨졌다. 향년 103.
<아에프페>(AFP) 통신은 8일 아들 돈을 인용해 페렌프가 7일 저녁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한 요양시설에서 “잠을 자던 중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라고 전했다. 돈은 아버지가 유언을 남겼더라면 “전쟁이 아닌 법”이라고 말했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페렌츠는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 참여한 검사 가운데 가장 마지막까지 생존한 검사였다. 나치 독일이 정복했던 폴란드 등 동부 지역에서 무방비 상태에 있는 어린이와 여성, 남성 등 민간인을 살해한 독일 관료들을 반인도적 범죄, 전쟁 범죄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페렌츠는 1920년 트란실바니아의 정통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출생 직후 곧바로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뉴욕에서 가난한 환경 속에서 성장해 1943년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2차 세계대전 때는 미 육군에서 해방된 강제수용소를 방문해 잔혹 행위의 증거를 수집하는 일을 담당했다.
전쟁이 끝나자 연합국은 뉘른베르크에서 나치 고위 인사들에게 전쟁의 책임을 묻기 위한 전범 재판을 열었다. 기소된 이들 가운데는 히틀러의 대리인 루돌프 헤스, 독일 공군 수장 헤르만 괴링 등이 포함됐다. 재판은 1945년 11월부터 1년 동안 진행됐으며 24명이 기소돼 12명이 사형 판결을 받았다.
본 재판에 이어 1946년부터 1949년까지 후속 재판 12건이 진행됐다. 페렌츠는 이 재판의 주임 검사였다. 나치의 유대인·민간인 학살전담부대인 ‘아인자츠그루펜’으로 알려진 친위대에 초점을 맞춘 재판을 담당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7살로 아직 재판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페렌츠는 22명을 기소해 유죄 판결을 끌어냈다. 특히 고위 관료 20명은 1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을 살해한 데에 관여한 ‘인도에 반한 범죄’ 등을 저지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페렌츠는이 경험을 토대로 국제형사재판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2년 마침내 그 꿈이 이뤄졌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설치된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의 명맥을 잇기 위해 설치됐다.
미국 홀로코스트 박물관의 사라 블룸필드 관장은 그를 “(나치 독일이 저지른) 대학살과 관련 범죄의 희생자를 위한 정의를 추구한 지도자”였다고 평가했다. “벤자민은 거의 80년에 걸쳐 보다 평화롭고 정의로운 세상을 흔들림 없이 추구했고 이는 인류 최악의 범죄에 (국제 사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영향을 미쳤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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