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쓸어가던 '악몽' 또?…9조 폭탄 한전채, 채권 블랙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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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9조원에 달하는 한전채(한국전력 채권)가 시장에 쏟아지면서 채권 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다시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법 개정으로 남은 하반기에도 전기요금 인상이 쉽지 않을 경우 사채발행을 통한 추가 자금조달은 가능한 구조"라며 "지난해 하반기 5%대 후반의 고금리인 한전채가 과다 공급되면서 국내 채권 시장의 수요를 잠식하고 국채 및 크레딧 금리의 동반 상승을 유발했던 상황이 재현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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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9조원에 달하는 한전채(한국전력 채권)가 시장에 쏟아지면서 채권 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다시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용등급과 금리가 높은 한전채가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면 다른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더 힘들어진다. 다만 시장에서는 신용경색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지난해와 같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올해(1월1일~4월7일) 채권 발행 규모는 8조9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조6300억원) 보다 17.2% 증가했다. 지난해 블랙홀 처럼 채권 시장 자금을 빨아들이며 유동성 경색의 원인을 제공했던 한전채는 올해 들어서도 대규모 발행이 지속되는 중이다.
신용등급 AAA(트리플A)인 한전채는 국내 채권 시장에서 최고 우량주로 꼽힌다. 지난해 한전채 발행규모는 총 31조8000억원, 표면금리는 최고 6%에 달했다. 국채와 다름 없는 한전채가 높은 금리로 발행되자 시중 자금은 모두 한전채로만 쏠렸다.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 시장의 유동성 위기가 대두된 가운데 한전채가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다른 기업들은 차환할 자금조자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전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발전 단가 상승에도 전기요금 인상이 억제되면서 지난해 32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유동성이 부족한 한전은 채권 발행과 차입 등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늘어나는 재무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국회에서 한국전력공사법(한전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한전의 사채발행한도를 기존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2배에서 최대 6배까지 늘리는 것이 골자다.
한전의 적자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한전채 발행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한전채 발행 증가 우려는 커진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법 개정으로 남은 하반기에도 전기요금 인상이 쉽지 않을 경우 사채발행을 통한 추가 자금조달은 가능한 구조"라며 "지난해 하반기 5%대 후반의 고금리인 한전채가 과다 공급되면서 국내 채권 시장의 수요를 잠식하고 국채 및 크레딧 금리의 동반 상승을 유발했던 상황이 재현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한전채 발행이 지난해와 같은 채권 시장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이전보다 낮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급격한 기준금이 인상이 이어지던 지난해와는 달리 단기금리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우량 회사채가 활발하게 거래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CP(기업어음) 91일물 금리는 3.97%로 채권시 장의 신용경색 위기가 본격화하던 지난해 12월 5.54%보다 1.57%포인트 낮아졌다. 채권 금리가 낮아졌다는 건 투자심리 개선으로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한 증권사 채권 부문 관계자는 "현재 시장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분위기이고 유동성도 충분하게 공급되고 있다"며 "한전은 은행권 대출도 병행 중으로 한전발 신용경색 위기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전이 월별 채권 발행 규모를 점차 줄이고 있다는 점도 쏠림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을 낮게 보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월별 한전채 발행 규모는 △2022년 11월 4조300억원 △12월 3조8700억원 △2023년1월 3조2100억원 △2월 2조7100억원 △3월 2조900억원으로 지속 감소 중이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4월 SMP(전력도매가격) 상한제가 시행돼 한전의 부담이 완화되고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하반기 SMP도 낮아질 것"이라며 "한전채 발행은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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