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해' 재력가 부인 구속영장… "범행자금 7000만 원 지급

서울 강남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3인조 중 이경우 씨가 9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9일 강남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자로 지목된 재력가 유모 씨의 배우자 황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주범 이경우가 유모·황모 씨 부부에게 피해자 A(48) 씨와 그의 남편의 납치·살인을 제안했고, 부부가 착수금으로 총 7000만 원을 지급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횡 씨는 전날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된 남편 유 씨와 함께 이경우에게 A 씨에 대한 납치·살인을 의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가상화폐 투자 과정에서 A 씨에게 원한을 품은 재력가 이들 부부가 이경우 등 3인조에게 청부살인을 의뢰한 것으로 사실상 결론을 냈다.

이경우는 착수금 중 1320만 원을 황대한(36)에게 주며 범행을 제안했다.

황대한은 이 돈으로 대포폰을 구입하고 연지호(30), 20대 이모 씨 등 공범을 구하는 식으로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경우의 아내도 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그는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에서 근무하며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마취제를 이경우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유모·황모 씨 부부는 현재까지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구속 여부를 확인하고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이경우·황대한·연지호 및 중도 이탈한 이모 씨를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 A(48) 씨를 차량으로 납치해 이튿날 살해한 뒤 대전 대청댐 인근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사체유기)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