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핵무기 사용 시 210만 명 사망"...'핵전쟁 시나리오' 공개
스즈키 타츠지로 "핵 억지 의존하는 안보 방식 재검토해야"
한반도를 중심으로 미국과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한국에서 수개월 내 최대 21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본 NHK 방송은 7일(현지시간) 일본 나가사키대 핵무기폐기연구센터(RECNA)가 동북아시아에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핵무기가 사용될 경우에 초래될 인명 피해를 미국 노틸러스연구소 등과 함께 시뮬레이션(모의실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센터는 각국의 핵전략과 국제정세를 바탕으로 총 5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사망자를 추산했습니다.
이들은 첫째로, 북한이 경제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미국과 한국을 교섭 테이블로 앉히기 위해 한국 연안 지역을 선제공격하는 시나리오를 설정했습니다.
이때 북한이 10킬로톤(kt)의 핵무기를 사용하고, 미국이 한국의 요청에 따라 북한 핵무기가 있는 지점을 겨냥해 소형 핵무기 2발을 사용하면, 공격받은 지역 인구의 27%(1만 1,000명)가 사망하고, 약 1만 6,000∼3만 6,000명이 방사성 물질 등의 영향으로 암으로 사망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북한의 ICBM이 미국 본토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시스템을 공격하기 위해 핵무기를 선제사용하는 경우입니다. 북한이 이에 반격할 때 중국도 개입하게 되면, 이 시나리오에선 핵무기가 총 18대 사용될 것으로 봤습니다.
이 경우에는 210만 명이 사망하고, 방사성 물질 영향 등 피폭으로 암에 걸려 숨지는 이들도 48만∼9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최대 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의 핵무기 전쟁이었습니다.
중국이 대만을 재래식 무기로 선제공격했을 때, 대만이 미국의 지원을 받아 반격할 경우, 중국은 재래식 무기만으로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이 주일·주한 미군기지 및 함선에 대해 250킬로톤 규모의 핵무기 5발을 쓰고, 미국은 소형 핵무기 10발로 이에 반격한다는 가정입니다.
이때 미·중 양국이 총 24발의 핵무기를 사용하면, 사망자는 수개월간 260만 명에 이르며, 암으로 인한 사망자도 9만 6,000~83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스즈키 타츠지로 나가사키대 핵무기폐기연구센터 교수는 "적대국 간 오해나 소통 부족으로 인한 핵무기 사용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데, 단 1발이라도 사용하면 엄청난 피해가 나온다"며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핵보유국의 지도자들은 핵무기 사용의 위험을 직시하고, 핵 억지에 의존하는 안보 방식을 재검토해줬으면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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