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시찰 빈손에 학폭·성추문까지… 겹악재에 곤혹스런 민주
李대표 부모 묘 훼손도 새국면
더불어민주당이 잇단 악재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현장을 검검한다며 떠났던 의원들은 빈손으로 귀국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부모묘 훼손 논란과 안민석 의원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 공방, 정청래 의원 측근의 추문의혹까지 잇따라 불거졌다. '릴레이 실언' 국민의힘과 헛발질 게임을 벌이는 양상이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9일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책단'의 일본 방문에 대해 "방문 전 주에 중국과 러시아 정부의 오염수 방출 우려 표명이 보도된 뒤라서 한국까지 우려한다는 모습이 연달아 전해져서 방문시기가 좋았다"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우려하고 있다는 우리의 입장이 일본사회에 분명히 전달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빈손' 귀국을 반박했지만 궁색하다는 지적이다.
대책단은 당초 도쿄전력이나 일본 정부 관계자와의 간담회를 계획했으나, 대부분의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출국을 강행했다. 결국 지방의회 의원·현지주민·진료소 관계자 등 총 3명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빈손'논란이 일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자료 요청서를 도쿄전력 직원에게 전달하는 장면 하나 연출했으니 이게 무슨 코미디인가"라고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이 압력의 수단으로 일본을 방문했다면 할 수는 있겠지만, 일본 정부에 압력을 넣어 국민 불안감을 잠재우겠다는 의도라면 접근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중국이나 미국, 캐나다, 대만 등 비슷한 상황의 주변국이 많고 IAEA등을 통해 공조하는 방법이 있는데 민주당은 그들을 믿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나라와 협조 없이 우리나라가 압력을 넣으면 다 된다는 식의 행보는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부모 묘 훼손 논란이 새 국면을 맞으면서 입장이 난처해졌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모 묘가 훼손되고 그 자리에 한자가 적힌 돌이 묻혀있었다면서 "후손들도 모르게 누군가가 무덤 봉분과 사방에 구멍을 내고 이런 글들이 쓰인 돌을 묻는 것, 봉분이 낮아질 만큼 꼭꼭 누르는 것은 무슨 의미겠느냐"라고 한 뒤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 사방 혈 자리에 구멍을 파고 흉물 등을 묻는 의식으로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한술 더 떠 "자손 대대에 저주를 퍼붓는 이런 패륜적 범죄는 반드시 범인을 색출하고 그 배후세력을 밝혀내야 한다. 경찰·검찰의 수사를 지켜보도록 하겠다"고까지 목소리를 높였으나 결국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일부 문중 인사가 이 대표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이 대표를 도우려는 취지에서 생명기(生明氣)가 쓰인 글자를 묻은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이 대표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악의없이 벌어진 부분에 대해 해당 수사당국의 선처를 요청한다"고 했다.
이 뿐이 아니다. 정 최고위원 측근의 성추문·안민석 의원 아들의 학폭 의혹도 제기됐다. 정 최고위원의 보좌관 출신인 정진술 서울시의회 의원은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원내대표직에서 시작했고, 이후 민주당 서울시당에서 제명처분을 받았다. 여기에 최근 민주당이 정순신 변호사 아들 학폭문제에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정 최고위원의 아들 학폭 의혹도 도마위에 올랐다. 안 의원 아들 학폭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안 의원은 "확인 결과 학폭은 없었고, 저는 어떤 영향력을 행하지도 않았다"고 했지만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국민의힘의 '실언 논란'에도 이 같은 악재가 겹치면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일 한국갤럽은 (자체조사, 4~6일 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가 지난주에 비해 1%포인트 오른 31%를 기록했.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포인트 하락한 32%, 민주당은 지난주와 동일한 33%를 기록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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