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가도 X랄" "택시나 타라" 폭언 일삼은 버스 기사

기사와 사진 내용은 무관. 사진=대전일보DB

난폭·폭언 운전으로 민원이 속출한 버스 기사에게 정직 처분을 내린 버스 회사의 조치가 타당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송각엽)는 경기도 내 위치한 A 시내버스 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정직 구제재심 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사는 지난 2020년 10월 소속 근로자 B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정직 50일 처분을 내렸다. A 사는 B 씨가 2020년 3월부터 6개월 동안 난폭운전을 포함해 접수된 민원만 9건에 이르며 피해금액이 400만 원에 달하는 교통사고를 낸 것, 교통법규 등을 어긴 행위를 볼 때 정직 처분은 양정기준에 부합하다고 주장했다.

A 사가 공개한 민원 내용에 따르면 B 씨는 승객이 하차하고 있는 도중에도 버스를 출발시키고, 차선을 넘나들며 급정거·출발을 반복하는 등 승객의 불안감을 조성했다.

B 씨는 승객들이 불만을 토로하자 "택시 타고 다녀라" "빨리 가도 X랄, 늦게 가도 X랄이다" 등의 폭언을 일삼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건널목을 무시하고 운전하다가 보행자와 시비가 붙어 버스 안에서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승객을 인도가 아닌 찻길에 내려주거나 카드를 태그하고 있는 승객이 내리기도 전에 버스를 출발시켰다는 내용의 민원도 접수됐다.

징계 처분을 받은 B 씨는 이후 "부당하다"면서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구제신청을 했다. 지노위는 B 씨의 신청을 기각했지만, B 씨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고, 중노위는 2021년 7월 이를 받아들였다.

중노위는 징계 사유가 인정되기는 하나, 정직 50일은 징계 재량권의 한계를 넘은 것으로 과하다는 취지였다. 이에 A 사는 중노위의 재심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민원 내용은 대부분 난폭운전에 기인한 것"이라며 "승객들을 중대한 교통 사고의 위험에 노출시키는 등 엄정한 처분이 요구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자(B 씨)가 민원을 받을 때마다 자필 사유서를 작성하였음에도 그와 같은 운전 습관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징계기준에 따르면 위 민원만으로도 '해고' 사유에 해당한다"며 "정직 처분이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