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취급"…러' 납치추정 우크라 어린이 2만명 중 30명 귀환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버스에서 엄마를 보고 울었어요. 돌아와서 정말 행복해요."
전쟁 중 수개월 간 러시아에 강제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어린이 2만여명 중 약 30명이 가까스로 고국 우크라이나로 돌아와 가족들과 재회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고국으로 수개월 동안 돌아오지 못했던 우크라이나 어린이 30여명이 4개국을 거치는 긴 과정 끝에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가까스로 부모 품에 안겼다.
이날 우크라이나로 돌아온 보그단(13)은 어머니와 포옹하며 "2주 동안의 여름 캠프에 갔지만 6개월 동안 그곳에 갇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으로 오는) 버스에서 엄마를 보고 울었다. 돌아와서 정말 행복하다"고 눈물을 훔쳤다.
그의 어머니 이리나(51)는 아들과 떨어져 있는 6개월 동안 아들에 대한 정보를 거의 받지 못했다고 했다.
아리나는 "전화도 연결되지 않았다. 정말 걱정됐다"며 "아들이 학대를 당하고 있는지,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무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손이 떨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러시아군이 점령한 헤르손에서 쌍둥이 자매와 함께 수주일 일정의 크림반도 여름 캠프에 참가했던 13세 소녀 다샤 라크는 캠프에 도착한 당시, 러시아 관리들로부터 자신들이 그곳에 더 오래 머물 것이란 사실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우리가 입양될 것이고 보호자가 생길 거라고 했다"며 "우리가 더 오래 머물 것이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모두 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돌아온 아이들 "이곳 저곳 옮겨 다니고 '동물 취급" 이들의 엄마 나탈리아는 딸들을 되찾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 벨라루스, 모스크바를 거쳐 크림반도로 가야 했다며, 돌아오지 못하고 울타리 뒤에 남겨진 아이들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이번 구조 임무를 계획한 인도주의 단체 '세이프 우크라이나' 설립자 마이콜라 쿨레바는 키이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에 거의 완료된 다섯 번째 구조임무를 통해 31명의 어린이가 집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돌아온 아이들은 러시아에 점령된 하르키우와 헤르손에서 끌려간 어린이들"이라며 "5개월 간 숙소가 다섯 번이나 바뀐 아이들도 있고 쥐와 바퀴벌레와 함께 살았다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지난달엔 총 18명의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부연했다.
실제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세 명의 아이들은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2주 간 여름 캠프에 참석하란 압박을 받고 캠프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러시아에 머무는 동안, 이곳 저곳으로 옮겨 다녀야 했으며 "동물 취급을 받았다"고 말해 참상을 알렸다.
나이를 밝히지 않은 헤르손 출신의 비탈리는 "우리는 별도의 건물에 갇혀 있었다"며 "부모님이 더 이상 우리를 원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이후 1만9500여명의 아이들이 러시아나 크림반도로 끌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는 이 같은 강제 이주 의혹에 대해 적극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도 관련 문제에 대한 논평 요구에 즉답을 피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어린이 납치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리야 리보바-벨로바 대통령실 아동인권 담당 위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러시아는 ICC의 사법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고 영장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납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리보바-벨로바 위원은 이번 주 초 자신의 위원회는 군사작전이 벌어지는 지역에서 어린이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행동했다며 부모나 법적 보호자가 실종 상태가 아닌 한 동의 없이 어린이를 이송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NGO '지역인권센터'의 카테리나 라셰브스카 변호사는 러시아 관리들이 고의로 어린이들의 귀가를 막았다는 것을 입증할 증거를 모으고 있다며 "모든 이야기마다 국제법 위반이 많아 처벌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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