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장세 끝 보이나…반도체·바이오株, 펀드도 '들썩'

배성재 2023. 4. 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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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감사합니다" 급등 반도체주
뜨거워진 바이오·헬스케어주
수급 변화…배터리 장세 끝 보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세 번째)이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연초부터 힘을 못 쓰던 반도체·바이오주들의 최근 상승세가 매섭다. KRX 반도체, KRX 300 헬스케어 지수는 3월 저점대비 각각 23%, 12% 올랐다. 반도체·바이오주들로 수급이 옮겨가면서 배터리주 랠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전망도 나온다.

"감산, 감사합니다" 악재에 급등한 반도체주

삼성전자의 감산 소식은 최근 반도체주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4.33%, 6.32%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95.75% 감소한 6000억원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을 하향조정한다"며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했다. 시장은 이를 오히려 재고가 줄고 업황 개선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받아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몰렸다.

반도체주는 실적 시즌이 가까워지면서 주가가 회복세를 보여왔다. KRX 반도체 지수는 3월 한 달간 무려 26.94% 상승했다. 잠시 주춤했던 이 지수는 7일 삼성전자 감산 소식과 함께 다시 4% 뛰어올랐다.

자연히 이를 추종하는 ETF들의 주가도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KRX 반도체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KODEX 반도체 ETF는 전거래일대비 4.48% 오른 2만 8,940원에 마감했다. 지난 7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마찬가지로 KRX 반도체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TIGER 반도체 ETF도 3.9% 올랐다.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앞으로 주가 전망도 밝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2년 말 대비 15~20% 수준의 웨이퍼 투입량 감소가 기대된다"면서 "높은 시장점유율, 경쟁업체 대비 원가 우위 등이 있어 회복세 진입 시 업계에서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대형주 외에 중소형 반도체주들도 점차 관심권에 들어오게 될 거라는 전망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과도하게 축소했던 국내 반도체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대형주 중심으로 반등하다가 시간이 지속될수록 중소형주로 관심이 보다 더 확산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30%↑' 알테오젠…뜨거워진 바이오·헬스케어주

바이오·헬스케어주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한 주(3월 31~4월 6일) 동안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ETF는 9.32% 오른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 ETF였다. 이 ETF의 비중 상위 종목들을 살펴보면 셀트리온헬스케어(6.71%), HLB(14.28%), 알테오젠(30.05%) 등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전망도 좋은 편이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나스닥 바이오 지수는 작년 6월을 저점으로 주가가 반등 중"이라면서 "국내는 올해 하반기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증설 발표 등이 주가 상승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경기방어주 성격으로 바이오·헬스케어주를 다시 볼 때"라고 하면서 "소외된 헬스케어 대형주 중 저평가 요인 명확한 기업부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 가동률은 낮되 생산력은 그대로인 기업인 한미약품, 녹십자 등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14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미국 암연구학회(AACR)도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서는 국내 기업들도 항암 신약 전임상을 비롯한 초기 연구 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반등 중인 바이오·헬스케어 주가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인천 송도에 있는 셀트리온 본사 전경. 강은구 기자

대규모 수급 변화…배터리 장세 끝 보이나

반도체와 바이오주들로 수급이 점차 옮겨가면서  배터리주 랠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바이오주를 향한 수급 변화로 연초부터 이어져온 배터리 랠리가 4, 5월달로 끝날 거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금 장세가 실적보다 수급 영향력이 큰 구간이라는 점도 이와 같은 예측이 힘을 싣는다. 외국인 수급이 주춤한 사이 배터리주 랠리 내내 늘어난 개인 투자자들의 중요성은 점차 올라가고 있다. 코스피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매수 비중은 3월 50%를 넘겼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지수의 변동성은 높아질 수 있으나 업종단에서는 순환매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2차전지주 차익실현 압력이 높아지며 지수가 눌림목을 맞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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