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수익성 악화···제조업 3곳 중 2곳, 수익 못 내
경기 둔화에 고금리까지 이어지면서 제조업 전반으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10곳 중 7곳은 비상경영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9일 발표한 ‘고금리 지속에 따른 기업 영향’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 기업의 31.0%는 ‘이익과 비용이 비슷한 손익분기 상황’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 기업의 24.3%가 ‘적자로 전환됐다’고, 11.0%는 ‘적자가 심화했다’고 각각 답했다. 응답 기업의 66.3%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수익을 꾸준히 창출하고 있다는 기업은 33.7%에 그쳤다.
지난해 9월 대한상의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기업이 수익 실현을 위해 감내할 수 있는 기준금리 수준은 연 2.91%로 조사됐다. 하지만 현재 기준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 3.5%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의 자금 사정을 묻는 항목에 응답 기업의 56.3%가 ‘고금리로 인해 작년보다 어려움이 심화했다’고 답했다.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한 기업은 29.3%였다. ‘어려움이 없거나 자금 사정이 개선됐다’고 답한 기업은 14.4%에 불과했다.
이에 응답기업 71.0%가 비상 긴축경영 조치를 시행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었다. 긴축경영 조치(복수응답)로는 소모품 등 일반관리비 절약(71.8%)을 하고 있다는 기업이 가장 많았다. 이어 투자 축소(24.9%), 임금 동결 또는 삭감(11.7%), 희망퇴직·고용축소 등 인력감축(9.4%), 공장가동 및 생산 축소(8.9%), 유휴자산 매각(8.0%) 등 순이었다.
정부가 여러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기업의 체감은 높지 않았다. 고금리 지원대책의 활용도를 묻자 응답 기업의 60.7%는 ‘지원제도 내용을 몰라서 활용해본 적 없다’고 답했다. ‘알고 있는데도 활용해본 적이 없다’는 응답 비율도 16.0%였다. ‘활용하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응답 비율은 17.3%였고,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응답 비율은 6.0%에 그쳤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무역적자가 13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면 소비심리 둔화를 부추길 수 있다”며 “내수 소비 진작과 경기회복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신중한 금리 결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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