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덕적도까지...한강 여객선 10년 만에 복원
내년 여의도 선착장 조성 후
1000톤급 여객선 서해 섬 운행
2026년엔 서울항 개항 목표
여의도에서 덕적도까지 편도 4시간 거리를 1000t급 선박으로 이동하게 된다.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태권도 공연과 재즈공연을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아라한강갑문(김포)과 아라서해갑문(인천)을 통과하는 갑문체험은 색다른 볼거리다. 국내 최대규모 인공폭포인 아라폭포를 비롯해 수향 8경을 차례로 통과한다. 경인아라뱃길을 지나 아라인천여객터미널에 다다르면 코끝에 짠내가 감돈다. 새우깡을 들고 갑판으로 나온 승객에게 괭이갈매기가 날아들며 반긴다.
경인아라뱃길은 1987년 인천 굴포천 대홍수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한강 물이 넘치면 지대가 더 낮은 굴포천으로 물이 흘러들어와 대책 없이 물바다로 변해버렸다. 다른 수로를 내 서해로 흘려보내는 방수로사업으로 1992년 만들었다. 경인아라뱃길 조성사업은 2조6759억원이 투입됐다. 18.8km 길이로 폭은 80m, 수심은 6.3m다.
경인아라뱃길은 방수로 기능에 더해 물류기능을 하고 있으며, 나아가 관광목적의 이용도 가능하다. 이준섭 수자원공사 경인아래뱃길 차장은 “제주도에서 삼다수를 싣고 와서 김포에서 내리고 공산품을 채워서 돌아간다”며 물류 기능을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기간엔 여객선박이 운영하지 않아 자전거도로냐는 비아냥도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에서 경인아라뱃길로 여객선 운행은 내년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여의도에서 덕적도까지 70인승 37t 선박인 현대아일랜드호를 현대해양레저가 운행한 바 있다. 김진만 현대해양레저 대표는 “당시 3개월 전에 예약이 다 찰 정도로 인기였으며, 탑승률이 75%에 달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편도로 4시간인데 누가 타겠냐는 말이 있기도 했지만, 덕적도에서 자전거 길을 만들고 자전거 섬으로 조성하자 자전거 동호인을 중심으로 호응이 컸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인천에서 가는 배보다 비싸고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서울에서 몸만 싣고 배에서 다양한 공연을 즐기며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던 것이 인기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양레저는 2015년 규모를 키워 200~250명 정도 탑승하는 여객선 운항을 계획 중이었으나,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서울한강시민위원회 등에서 안전성 문제, 생태계 훼손 등을 지적하자 서울시는 선박 운항 허가를 보류했다.
현대해양레저 측은 내년 봄에 재개할 여객선 운항에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시에서도 적극 돕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관문 체험도 이색적인 경험이고, 태권도 묘기나 재즈 공연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수도 있고, 마포에 서울링이 생기면 그것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며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강의 기적을 보여줄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승객목표는 80만명, 내후년에 120만명, 궁극적으로 5년내 1000만명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주용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여의도 신규 선착장이 완공되면 관광객들이 오전에 배를 타고 수상으로 이동하면서 한강유람, 선상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를 경험하고, 오후에는 관광버스나 배에다 실어 온 자전거, PM(personal mobility) 등을 타고 명소관광, 서해섬 투어 체험 등 여러 지역을 오가며 서해뱃길만의 독특한 관광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주 본부장은 “수상에서 보는 한강과 변에서 보는 한강은 다르다”며 “한강의 매력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아가 2026년 상반기 서울항이 조성되면, 서해에서 출발한 5000t급 크루즈가 한강에 정박해 서울 명소방문 등 기항지 관광을 할 수 있다. 한강에서 출발해 군산항, 목포항 등을 거쳐 제주항까지 크루즈 관광 등도 가능하게 된다. 시는 2026년 서울항 조성을 마치고 2028년까지 CIQ(세관, 출입국, 검역) 도입 등 국제항 조성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국인들은 인구 1000만의 큰 도시 한가운데 강폭이 1km 정도에 이르는 엄청난 수량을 가진 한강에 감탄한다“며 ”해외관광객 3000만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이번 여의도 선착장 조성을 시작으로, 한강~경인아라뱃길의 정기운항, 서울항 개항 등의 계획을 구체화 나감과 동시에 환경단체들과도 꾸준히 대화를 통해 보완책을 마련해 한강의 자연성 역시 최대한 보존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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