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G7 계기 한미일 정상회담… 안보협력 '2제'는 북한과 대만
차이잉원 방미에 미중 '재격돌'… 양안관계 불확실성↑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 위협, 그리고 대만 관련 문제를 둘러싼 미국·중국 간 갈등이 계속되면서 한미일 3국 정상들이 올 5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내놓을 메시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내달 19~21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신문은 8일자에서 복수의 한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 "미국 측이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정상회담을 하자가 한일 양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번 G7 회의 계기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는 일본 측이 지난달 20일 윤 대통령을 G7 회의에 공식 초청하면서부터 이미 예견돼왔던 것이다.
한미일 3국 정상은 작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 계기 회담 당시 채택한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을 통해 연이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며 대북 억제 강화 등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3국 간 협력의사를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한미일 3국은 G7 회의 계기 3국 정상회담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거듭 밝히며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이달 중 ICBM 발사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점쳐지는 만큼 그에 따라 한미국 3국 정상들의 대북 메시지 수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이달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마치겠다고 예고했던 상황. 따라서 북한이 이달 중 위성 발사로 가장해 ICBM의 정상 각도(30~35도) 시험발사를 시도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또 북한이 지난달 관영매체를 통해 전술핵탄두 모듈 '화산-31'의 양산에 들어갔음을 시사한 만큼 그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제7차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와 관련 한미일 정상들은 작년 11월 '프놈펜 성명'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임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최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과 그에 따른 중국 당국의 반발과 관계자 제재, 그리고 대만 포위 군사훈련 등으로 재차 긴장 수위가 높아진 대만 관련 문제도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주요 사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한미일 정상들은 앞서 프놈펜 성명에선 중국을 직접 거명하지 않은 채 "대만 관련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한다" "국제사회의 안보·번영에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유지에 대한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는 정도의 문구만 담았다.
그러나 미중 간 전방위 패권 경쟁 속에 미국 측이 대만 관련 문제에 점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양안(兩岸) 관계의 불확실성 또한 계속 커져가는 형국이다.
중국 당국은 이른바 '하나의 중국'(一個中國, 중국 대륙과 홍콩·마카오·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이고 합법적 정부 또한 오직 중국(중화인민공화국) 하나란 뜻) 원칙에 따라 미국 측의 대만 고위 인사 접촉 등 관련 움직임 일체를 자국에 대한 '내정 간섭'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은 한미일 3국 협력에서 (북한 문제가 최우선인) 우리와 달리 '중국 견제'에 좀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만일 대만과 관련해 군사적 위기 상황이 발생한다면 일본도 직접 연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 간에 대만 관련 문제에 대한 체감 수준이 서로 다를 수 있단 얘기다.
박 교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입장에선 한미일 3국이 '중국 견제'에 한목소리를 내길 원한다"며 우리 정부도 차제에 대만 관련 문제에서 미국 등에 협조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 등을 분명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래야 한미일 3국 간 협력 논의는 물론, 추후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불필요한 오해를 사거나 불이익을 받는 일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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