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칠 물건이 따로 있지’…순직 소방관 묘소에 있던 친구 선물 사라져

화재 현장서 산화한 故 성공일 소방교의 대전현충원 묘소 옆 신발 도난
유족은 경찰에 신고

고(故) 성공일 소방교의 묘소 옆에 놓여져있던 신발 선물(붉은 원). 성공일 소방교 유족 제공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하던 중 순직한 고(故) 성공일 소방교(순직 후 추서)의 묘소에 있던 선물이 도난당해 유족이 경찰에 신고했다.

7일 유가족에 따르면, 고 성공일 소방교의 한 친구는 지난 1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된 고인의 묘소 옆에 새 운동화 한 켤레를 놓아두었다. 

이 신발은 성 소방관의 친구가 고인의 생일 선물로 미리 준비했던 것이다.

성 소방관의 생일은 지난 3월16일이었지만 고인이 생일을 열흘 앞두고 순직하면서 전달받지 못했고, 그 뒤 친구가 성 소방관을 추모하는 뜻에서 묘소에 가져다 놓았다.

친구가 신발을 놓아둔 이틀 뒤인 지난 3일, 비가 온다는 소식을 접한 유가족들은 고인의 영정 사진과 선물이 젖는 것을 걱정해 묘소를 찾았다.

그런데 고인의 묘를 찾은 유족들은 신발 상자 안이 비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신발은 사라졌고, 친구가 작성한 편지만 남아있었다.

유족들은 현충원 측에 문의해봤지만 “보관하고 있는 물건은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유족 측은 이 일이 고인에 대한 무례한 행동이라고 판단하고, 이러한 사건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앞서 전북 김제소방서 금산119안전센터 소속이었던 고 성공일 소방교(당시 소방사)는 지난달 6일 김제시 금산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집 안에 사람이 있다”는 외침을 듣고 현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는 불길에 휩싸여 빠져나오지 못하고 70대 주민과 함께 사망한 채 발견된다.

정부는 성공일 소방사에 대해 소방교로 1계급 특진 추서하는 한편 옥조근정훈장을 수여했다. 고인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