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시동 건 K바이오, AACR서 추가 상승동력 얻을까

정기종 기자 2023. 4. 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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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헬스케어 지수, 지난해 -29.2%·올 1분기 -2.2%서 최근 한달간 3.2% 상승 전환
전반적 증시 회복 속 개별 기업 성과 및 장기 침체에 따른 저평가 등 배경 작용
미국암연구학회(AACR) 14~19일 개최…한미약품 등 20여개 국내사 발표
항암 파이프라인 경쟁력 기반 추가 동력 기대…"트렌디한 파이프라인 다양화 주목"


제약·바이오 관련 주가 지수가 코로나19(COVID-19) 유행에 급등 후 이어지던 침체기를 끊고 최근 한 달간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이번주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에서 여러 바이오기업의 연구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어 추가 주가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AACR은 오는 14일(현지시간)부터 19일까지 미국 올랜도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에는 20여개 국내사가 참가해 각 사 파이프라인 및 기술력 소개에 나선다.

AACR은 전 세계 약 120개국 5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세계적 권위의 암학회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 중 하나로 꼽힌다. 전세계 의료 전문가 및 기업들이 모여 최신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협업을 모색하는 만큼, 기술수출을 위한 기회의 장으로도 작용한다.

특히 5월 유럽 류마티스학회(EULAR),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바이오USA, 7월 미국 알츠하이머학회(AAIC), 10월 유럽종양학회(ESMO), 11월 면역치료학회(SITC)등으로 이어지는 굵직한 글로벌 주요 학회의 출발을 알리는 행사이기도 하다.

업계는 이번 행사가 최근 고개를 든 제약·바이오 상승세에 탄력으로 작용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과거 사례를 비춰보면 AACR 전부터 주요 학회가 이어지는 기간 바이오 업종에 시장 관심이 쏠리며 상승동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업계 바람은 최근 분위기와도 연관이 있다. 제약·바이오 관련 주가 지수는 최근까지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해 1년간 29.2% 하락(3721.17→2634.49)한 KRX헬스케어 지수는 올 1분기 역시 2.2%의 하락률(2634.49→2577.24)을 기록했다. 하락폭 자체는 축소됐지만, 코스닥 지수가 1분기 24.8% 상승한 것과 온도차를 보였다.

코로나19(COVID-19) 수혜 업종으로 분류되며 치솟았던 각 사별 주가 및 업종 지수 거품이 빠르게 사그라들었고, 지난해 미국발 금리인상 및 경기침체 속 높은 잠재력 만큼 뒤따르는 위험부담을 품은 업종 특성에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하지만 최근 한달간 분위기는 반전됐다. 지난달 7일 2645.22였던 KRX헬스케어지수는 이달 7일 2729.90으로 3.2% 상승했다. 업종 자체에 특별한 호재는 없었지만, 일부 신약개발 기업들이 각 사별 성과로 주목받은데다, 정부가 미래 성장산업에 대한 육성의지를 재차 강조한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낙폭이 과도하다는 시장 인식이 짙어지면서 경기방어주 강점이 다시 부각됐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업계 기대 속 AACR을 통해 발표에 나서는 국내 기업은 한미약품을 비롯해 △에이비엘바이오 △레고켐바이오 △에이비온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에스티팜 △메드팩토 △바이젠셀 △티움바이오 △루닛 △싸이토젠 등 20여개사다.

한미약품은 기존 파이프라인을 비롯해 mRNA 기반 항암 백신의 면역 반응을 통한 치료 가능성을 발표하며 새로운 치료 기전을 선보인다. 국내사 가운데 가장 많은 7건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핵심 플랫폼 기술인 '그랩바디-T'가 적용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ABL102'(ROR1x4-1BB)의 전임상 데이터를 발표한다.

메드팩토는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한 '백토서팁', 에스티팜은 세계 최초 경구용 대장암 치료제 후보 'STP1002'의 병용투여 전임상 연구 성과를 각각 공개한다. 의료 인공지능(AI)인 루닛은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다양한 암종 대상 병리분석과 예측 관련 연구성과 5편을 발표한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AACR은 초기 연구 결과가 주를 이뤄 무게감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새롭고 다양한 연구결과를 알리고, 추후 파트너링을 위해 접점을 늘린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를 지닌 학회"라며 "이번 학회에서 눈에 띄는 점은 국내업체 연구 주제가 예전 대비 다양해졌으며 글로벌 신약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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