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3명 "직장 내 괴롭힘 겪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3명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의 지원을 받아 전국의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0.1%로 집계됐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기 전인 2019년 6월(44.5%)에 비해 14.4%포인트 줄어든 수치지만, 괴롭힘의 정도는 오히려 심각해졌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자 중 수준이 '심각하다'고 한 비율은 48.5%나 돼 법 시행 전(38.2%)보다 10.3%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월급 150만 원 미만 노동자(58.3%),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54.9%), 비정규직(52.9%) 등 노동 취약계층일수록 피해가 집중됐다.

지난 1년 간 경험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는 '모욕·명예훼손'(18.9%)이 가장 많았고, '부당지시'(16.9%), '폭행·폭언'(14.4%), '업무외 강요'(11.9%), '따돌림·차별'(11.1%) 순이었다.

응답자의 34.8%는 '진료나 상담이 필요할 정도의 괴롭힘'을 당했지만, 실제로 그러지 못한 응답자는 28.2%에 달했다.

심지어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적이 있다'는 10.6%으로, 10명 중 1명 꼴이었다.

피해 응답자에게 대응법에 대해 물어본 결과,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59.1%)가 절반을 넘겼으며, '회사를 그만뒀다'(32.2%), '개인 또는 동료들과 항의했다'(28.2%)가 뒤를 이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다'는 응답자는 8.3%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대체로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71.0%), '인사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17.0%)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

권두섭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현재 공공기관이나 일부 기업의 괴롭힘 예방교육은 매우 형식적"이라며 "법의 사각지대에서도 이 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조속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