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AI 때문에 사업계획도 다 수정했죠"[인사이드 네이버]

김국배 2023. 4. 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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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취임 후 첫 인터뷰
"AI 수요 폭발, 매출 상한선 열렸다…5배 성장도 가능"
"우리가 하지 못하면, 선택지는 오픈AI 뿐
한국 기업들 한국AI 갖고 글로벌 가는 모멘텀 만들 것"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초거대 인공지능(AI) 때문에 작년에 세운 사업 계획도 다 수정하고 있어요.”

김유원(51)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초거대 AI로 올해내지 내년에 기대할 수 있는 매출, 이익은 ‘위’가 열려 있는 상태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작년 말만 하더라도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로 예년과 같은 고속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봤지만, ‘챗GPT’ 같은 초거대 AI 등장으로 성장률을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그는 “챗GPT가 나온 이후 초거대 AI 수요가 거의 폭발하고 있다”며 “우리 표현으론 ‘뚜껑(매출 상한)’이 열려 있는 셈”이라고 했다. “초거대 AI, 생성 AI가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을 ‘하드캐리(혼자 주도한다는 뜻의 은어)’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뚜껑이 열려 있어 숫자가 큰 의미는 없겠지만 초거대 AI 덕분에 2배가 아니라 5배도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9월 대표 자리에 오른 김 대표(올해 1월부터 단독 대표)가 언론 인터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퍼클로바X, 최대 히트 상품될 것”

서버, 소프트웨어 등을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술은 AI와는 한 몸처럼 작동한다. 초거대 AI는 ‘그릇’인 클라우드 없인 제공하기 어렵다. 네이버클라우드가 클로바 CIC, 네이버웍스, 파파고 등 AI·B2B 조직을 합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대표는 “네이버 AI 기술이 사업화 단계로 넘어간 것”이라고 했다. 법인 통합 작업은 오는 6월 1일부로 끝난다.

김 대표가 가장 큰 기대를 거는 서비스는 오는 7월 시장에 내놓을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다. 지난 2021년 선보인 하이퍼클로바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한국어에 특화된 것이 차별점. 챗GPT 대비 한국어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했다. 기업이나 금융·법률·교육 등 전문 분야에 특화시킨 맞춤형 AI도 가능하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의 ‘기술적 눈높이’를 오픈AI가 최근 공개한 차세대 AI인 ‘GPT-4’에 맞추고 있다.

그는 “하이퍼클로바X는 최고 히트 상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한 분 한 분도 만나기 힘든 사장님들을 시간이 없어 한번에 모아놓고 설명해야 할 정도로 요청이 많다”며 “사우디아라비아도 원래 로봇 기술로 시작된 업무협약(MOU)에 초거대 AI를 넣자고 제안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초거대 AI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선택지는 미국의 오픈AI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한국에서 만든 AI를 가지고, 서비스를 만들고 글로벌 시장으로 가는 모멘텀을 마련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하이퍼클로바X가 의미있는 시장 점유율을 갖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AI 반도체 확보, 사활 걸린 문제

네이버도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시장은 일본이다. 김 대표는 “라인(메신저) 서비스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고, 신뢰를 쌓고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들도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또 “데이터 주권, 규제 준수 등을 보장하는 ‘소버린 클라우드’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데, 그런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중국 말고는 한국 뿐”이라며 “미중 패권 다툼으로 한국 클라우드는 ‘옵션’이 될 수 있고, 그게 사업 기회”라고 했다.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과 관련해선 “굉장히 중요한 프로젝트”라며 운을 뗐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와 초거대 AI 환경을 고려해 AI 시스템의 병목을 해결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김 대표는 “옛날에는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 1000명에 제공하든, 1만명에 제공하든 원가에 큰 차이가 없어 확장 가능성이 높았는데 AI 서비스는 그렇지 않다”며 “1000명한테 서비스하던 걸 2000명에게 하면 원가가 2배로 늘어난다. 왜냐하면 서비스를 제공할 때도 고가의 GPU 등을 쓰기 때문에 동시 접속자가 많은 서비스 등은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은 돈을 더 많이 벌든가 아니면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리던가 둘 중 하나”라며 “싼 반도체를 이용해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건 서비스 퀄리티를 올릴 수 있다는 얘기와 똑같다. 우리 같은 회사에서 가격 경쟁력 있는 반도체를 확보하는 것은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했다.

김국배 (verme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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