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자 수익 증대에 금융지주사 순익 2년 연속 20조원대
국내 금융지주회사의 순이익이 2년 연속 20조원을 넘겼다. 증시 부진으로 증권사 수익이 10% 넘게 줄었지만 금리 인상 등으로 이자 수익이 늘면서 은행 부문 수익이 15% 가까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9일 금융지주사 10곳(신한, KB, 하나, 우리, 농협, BNK, DGB, JB, 한국투자, 메리츠)의 연결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말 21조4722억원으로 전년보다 2832억원(1.3%) 증가했다고 밝혔다.
권역별로는 은행이 1조8571억원(14.6%), 보험이 3013억원(14.9%), 여신전문금융사와 상호저축은행 등이 762억원(2.1%) 증가했다.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은 5439억원(10.8%) 감소했다.
금감원은 증시 침체로 금융투자 부문의 수수료수익이 감소했지만 은행 부문의 이자수익이 늘면서 양호한 실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10개사의 연결총자산은 지난해 말 3418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4조9000억원(6.7%) 커졌다. 은행이 177조4000억원(7.4%), 여전사 등이 28조5000억원(14.0%), 금융투자업이 1조7000억원(0.5%) 증가했고 보험은 2조원(0.8%) 감소했다.
전년도의 자산 성장률은 8.7%였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하고 금리 상승 등으로 자산 성장세가 소폭 둔화했다.
금융지주사 소속 자회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16개사로 전년보다 26개사 증가했다. 신한EZ손해보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등 34개사가 편입되고 신한자산운용이 신한대체투자운용을 흡수합병하는 등 8개사가 정리됐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 이하 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0.49%로 1년 전보다 0.02%포인트 높아지며 소폭 악화했다. 손실흡수능력 지표인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70.5%로 전년 말보다 14.6%포인트 높아졌다. 부채비율은 28.99%, 자회사 출자여력 지표인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14.28%였다.
은행지주만 보면 총자본비율은 15.59%로 전년과 같았고 기본자본비율은 14.32%로 0.06%포인트 높아졌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유가증권 평가손실 등이 반영되면서 0.15%포인트 낮아진 12.58%를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취약차주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자산건전성 악화 위험에 대비해 위험(리스크) 관리 강화를 지도하고, 취약차주 대출 등의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과 같은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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