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출산지원금’ 1000만원 시대…자치구, 출생률 올리기 경쟁
심각한 저출생이 지역의 생존 위기로 이어지는 현상은 대도시도 예외가 아니다. 학생 수 감소로 학교가 통폐합되고, 폐교를 고민하는 일은 서울에서도 일어난다. 인구감소를 막기 위한 유인 정책을 두고 자치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이를 낳으면 1000만원을 지원하는 곳이 서울에서 나왔다.
중구는 올해부터 아이를 낳은 주민에게 지원하는 양육비를 최대 1000만원까지 확대한다고 9일 밝혔다.
그동안 첫째 아이는 20만원, 둘째는 100만원, 셋째 200만원, 넷째 300만원, 다섯째 이상 500만원을 지원했는데 이를 각 100만원, 200만원, 300만원, 500만원, 1000만원으로 늘린 것이다. 1000만원대 출산 지원금은 서울에서 처음이다. 첫째 아이 지원금은 규모는 5배 커졌다. 지원금은 전액 한꺼번에 지급한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출산 가정의 실질적 양육비 부담을 줄이고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중구가 함께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의미”라며 “지원금은 물론이고 보육 시스템, 주거 환경, 일자리까지 큰 틀에서 저출생 현상을 바라보고 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들을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59명으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2030 1인 가구 밀집 지역은 0.42까지 떨어졌다. 집값 등의 영향으로 서울 거주자 수도 10년 연속 줄어 ‘인구 1000만’은 깨진 지 오래다. 절대적 인구 감소가 가시화되면서 서울 안에서도 각 자치구에서 아이를 낳도록 유인하려는 경쟁이 본격화됐다.
강남구는 첫째 아이에게 30만원, 둘째는 100만원을 지급했던 출산지원금을 올해 모두 200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셋째와 넷째 이상은 지난해와 같이 각 300만원, 500만원을 지원한다. 강남구 관계자는 “첫째와 둘째 아이 출생이 지역에서 태어나는 아이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이 실질적 도움을 주는 방향이라 판단해 지원금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광진구와 성동구는 올해부터 산후 건강관리비와 산후조리비를 소득과 관계없이 가구당 100만원과 50만원을 각각 지원한다. 강동구는 세 자녀를 키우는 가구에는 월 10만원, 네 자녀 이상은 월 20만원의 출산특별장려금(막내 출생 후 5년 동안)을 지급한다.
지역의 돌봄 기능 강화로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쏟는 곳들도 늘었다.
양천구는 밤새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국공립어린이집을 24곳까지 늘리기로 했다. 연중 상시로 오후 7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7시30까지 12개월~만 6세 미만 영유아의 돌봄을 받을 수 있다. 양천구 관계자는 “갑자기 밤샘 근무나 출장이 생기거나 부모의 사고, 입원 등 발생하면 심야에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이 필요하다는 현장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노원구는 임산부와 영유아가 병원을 갈 때 택시비를 지원한다. 병의원·한의원·보건소·산후조리원 등 의료기관이나 공동육아방·장난감대여소 등 육아 시설로 이동할 때 신청하면 무료로 차량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역 내 혹은 8㎞ 이내 인접 자치구까지 1인당 연간 12회를 이용할 수 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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