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학’과 차별화는 성장”...‘방과후 전쟁활동’ 작가 [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4. 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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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전쟁활동’ 스틸. 사진I티빙
인생 최대 노잼시기, 수험 생활에 ‘괴생명체’의 등장이다. 전 세계가 하늘을 떠다니는 구체형 생명체에 발칵 뒤집혔지만, ‘K-고3’만은 예외였다. 공부에만 집중하라는, 별거 아니라는 어른들의 말을 믿었건만, 난데없이 국가 총동원령이 내려진다. 군사 훈련 참여도에 따라 수능 가산점도 준다니, 너나 할 거 없이 학생들은 손에 총을 쥐고, 괴생명체들의 맹공도 시작된다. 기발하고도 기괴한 발상의 학원 전쟁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연출 성용일, 크리에이터 이남규, 극본 윤수)이다.

지난달 31일 첫 공개된 작품은 이처럼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다. 동명의 네이버웹툰(글·그림 하일권)이 원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미확인 구체의 침공이 만든 사상 최악의 사태에 ‘펜’ 대신 ‘총’을 든 10대들의 처절한 사투가 스펙터클하게 펼쳐지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반전(1~6화 파트1)을 성공리에 마친 크리에이터 이남규, 윤수 작가를 만났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 만난 이남규 크리에이터는 뜨거운 시청자 반응에 “역시나 재미있다는 평이 가장 기분이 좋더라. 개연성 지적이나 고구마 캐릭터 등 부족하단 평도 마음에 새겼다. 뭘 놓쳤는지 계속 되돌아보게도 되더라. 쏟아지는 평들을 열심히 찾아 보고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는 “원작에 비어 있는 부분을 어떻게 하면 더 현실감을 살려 잘 채울 수 있을지, 그걸 통해 공감대를 얻기 위해 신경 썼다. 원작의 세계관을 담아내면서도 영상화에 맞게, 몰입이 깨지지 않도록 밸런스에 초점을 뒀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작은 웹툰이기 때문에 허용 가능한 부분이 많지만, 드라마는 공감대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적절한 포인트를 찾아 효과적으로 다루고자 애썼다”고 원작 실사화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놓았다.

윤수 작가도 “원작의 찐 팬이라 부담감이 상당히 컸다. 하일권 작가님은 자유롭게 하라며 편하게 용기를 주며 말씀해주셨다”면서 “리얼리티 부분을 특히 신경 써 쉽게 빠져들고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군 작전 부분이 가장 어렵고 힘들었는데 여러모로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조사도 조언도 적극 구하며 작업 내내 끊임 없이 토론했다”고 보탰다.

‘방과후 전쟁활동’ 포스터. 사진I티빙
다수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큼 선택과 집중에도 고민이 따랐다.

윤 작가는 “아이들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모토 아래 개개인의 색깔을 잘 살려내고자 했다. 각각의 전사를 디테일하게 설정해 연기하는 배우님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 크리에이터는 “배우들을 비롯해 저마다 각자의 영역에서 정말 열심히 했다. 개인적으론 기대 이상으로 잘 구현이 됐다고 생각한다. 다만 원작 팬들에겐 다소 실망스럽거나 성에 차지 않을 수도 있다. 애정을 갖고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며 “여러가지 제약이 있었고, 오랜 기간 모두의 힘을 모아 이를 유지하면서 애정도 쌓인 것 같다. 남다른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진심을 전했다.

학생들의 크리처물인 만큼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과도 비교되고 있다. 두 사람은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어떻게 싸우냐보단 어떻게 성장해 가는 이야기”라고 입을 모았다.

윤수 작가는 “캐릭터들의 성장물이라는 점에서 차별화가 있다. 구체가 어떤 존재, 왜 보다는 이 상황에 놓여진 아이들에게 더 집중했다”고 했다.

이 크리에이터도 “두 작품 모두 생존기이긴 하지만, ‘지우학’이 좀비로부터 학교 밖으로 도망치는 이야기라면, 우리는 도망치지 않고 학교 안에 갇힌 채로 머물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큰 틀에서는 같은 궤일 수 있지만 디테일한 부분은 상당히 다르다”고 했다.

윤 작가는 “‘지우학’보다 우리 캐릭터들이 좀 나이브한 면이 있다. 원래 크리처물이나 아포칼립스물은 그 안에 일어나는 인간 군상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우리는 캐릭터들의 성장물이라는 걸 끝까지 잊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차별성이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상대가 누군지,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 있다면 우리는 구체가 무엇인지, 거기에 놓인 아이들의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 작가는 “좀비, 구체 등에서 성장하는 이야기인 건 같아도 좀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이들이 무엇 때문에 싸워야 하는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집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방과후 전쟁활동’ 스틸. 사진I티빙
캐스팅은 감독을 전적으로 신뢰했단다. 이 크레이터는 학생 권일하 역의 배우 김수겸을, 윤수 작가는 노애설 역의 배우 이연을 각각 최고의 싱크로율 배우로 꼽았다. “모든 배우들이 기대 이상으로 정말 잘해줬어요. 신인들이라 처음엔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지만 작품으로 봤을 땐 그 눈부신 성장에 굉장히 놀라웠어요. 얼마나 노력했을지 뭉클하더군요. 원작의 싱크로율과도 잘 맞았고, 각자의 색깔에 맞게 잘 표현해냈어요.”

끝으로 윤수 작가는 “감독님이 ‘그럼에도 아이들을 걱정해 주는 어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하셨다. 원작과 다른 담임 선생님도, 메시지도, 변주된 시각도 좋았다. 파트2가 공개되면, 이런 부분이 더 잘 드러날거다. 파트1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 받았던 캐릭터들의 활약도 기대해 달라”라고 관전 포인트를 소개했다.

이남규 크리에이터도 “작품을 만들면서 아이들이 보고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것 때문에 힘들었지?’, ‘너희의 입장을 생각해 주는 어른들이 있어’라는 이야기 해주고 싶었다”면서 “모든 캐릭터들이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고 거듭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방과 후 전쟁활동’ 파트2(7~10화)는 4월 중 공개된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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