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그 이상의 존재감' 전성현, 에이스임을 증명하다…승부는 5차전으로

부상 딛고 6강 PO 4차전 출전해 3점슛 3개 성공
5차전 출전도 강행할 듯…"절대 포기 못해"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불꽃슈터' 전성현(32·고양 캐롯)이 부상 중에도 6강 플레이오프(PO·3판 2선승제)에 나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캐롯은 8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PO 4차전에서 87-80으로 승리했다.

1승2패로 궁지에 몰렸던 캐롯은 이 승리로 기사회생했다. 이제 양 팀의 승부는 오는 10일 울산에서 열리는 최종 5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캐롯의 4차전 승리는 전성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달팽이관 손상으로 정규리그 막판부터 코트를 떠나 있었던 그는 아직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팀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조기 복귀를 선택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전성현은 교체로 15분 동안 코트를 밟았는데 3점슛 3개를 포함해 9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1블록을 기록했다.

35점 17리바운드를 기록한 디드릭 로슨이나 15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한 이정현에 비해 화려하지 않았지만 영양가 만점의 활약이었다.

전성현은 팀이 27-33으로 뒤진 2쿼터 중반 3점슛 2개를 연속해서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1쿼터를 17-30으로 크게 뒤졌던 캐롯은 전성현이 분위기를 바꿔놓은 덕분에 전반을 42-42로 마칠 수 있었다.

전성현은 52-53으로 밀리던 3쿼터 중반에는 또 다시 3점슛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디드릭 로슨과 조한진의 득점을 어시스트하며 공격에 기여했다.

기록으로 보이지 않는 역할도 컸다.

3차전까지 상대에 집중 견제를 받던 로슨은 4차전에서 전성현에게 수비가 분산된 틈을 타 상대 골밑을 헤집고 다녔다.

어렵게 팀을 이끌어오던 2년차 이정현도 전성현의 가세로 부담을 크게 덜고 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결국 캐롯은 3쿼터 전성현의 역전 3점슛 이후 현대모비스에 리드를 한 번도 빼앗기지 않았고 승리할 수 있었다.

1경기 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낸 전성현은 5차전에도 뛸 가능성이 크다. 아직 약간의 이명과 두통 증세가 있지만 팀 승리를 위해서 출전을 예고한 상태다.

역대 6강 PO에서 1차전을 지고 다음 라운드로 올라간 사례는 50회 중 3회(6%)에 불과하다.

특히 마지막 경기가 현대모비스의 홈에서 치러져 캐롯으로서는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성현의 등장으로 시리즈의 분위기가 달라진 것만은 분명하다.

제대로 된 급여조차 받지 못하며 어렵게 PO를 치르고 있던 캐롯의 분위기는 에이스의 귀환으로 다시 뜨거워졌다. 선수단 모두 다음은 없다는 심정으로 5차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상대가 두려워하는 전성현의 3점슛이 터져준다면 캐롯은 기적같은 업셋을 꿈꿔볼 수 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