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아이언, 독기서린 랩 내뱉던 힙합신 기대주[김현식의 서랍 속 CD]
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고(故) 아이언(IRON·본명 정헌철)이 2015년 3월 31일 발매한 데뷔 싱글 ‘블루’(blu)입니다. 데뷔를 앞두고 있던 아이언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 받은 CD로 기억합니다.
싱글 ‘블루’를 낼 당시 아이언은 힙합신 기대주로 꼽히던 신인이었습니다. Mnet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3’에서 펼친 활약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인데요. 훈훈한 외모에 랩 실력까지 겸비한 참가자였던 아이언은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준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리쌍의 ‘독기’를 경연곡으로 택했던 세미 파이널 무대로 남긴 임팩트가 특히 대단했는데요. 순탄치 않았던 성장사를 녹인 독기서린 랩 가사를 내뱉는 아이언의 모습이 담긴 무대 영상은 8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꾸준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Mnet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독기’ 무대 영상의 조회수는 어느덧 1700만건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네요.
아이언은 ‘쇼미더머니3’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뒤 곧바로 데뷔하지 않고, 6개월이라는 긴 준비 기간을 거쳤습니다. 이에 대해 아이언은 인터뷰 당시 “진짜 자신 있을 때 나오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면서 “‘깡통 로봇’이 아닌 ‘완전체 아이언’을 보여주려다 보니 정식 데뷔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죠. ‘쇼미더머니3’ 출연 이후 달라진 점은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길에서 알아보는 분들이 늘었고 좋아하는 햄버거를 돈 걱정 없이 먹고 싶을 때마다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라고 답하며 웃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블루’를 낼 당시 만난 아이언은 솔직했고, 패기가 넘치는 신예 래퍼였습니다. 아이언은 기초생활수급자였다는 불우했던 10대 시절을 돌아보면서 “집안 형편 때문에 미술 공부를 포기해야 했고, 컴퓨터가 없어서 음악 작업도 제대로 못 했다. 그런 게 싫어서 세상 탓을 하며 더 강하게 보이려고 했고, 일부러 더 나빠지려고도 했다. 한 마디로 양아치였다”고 고백하며 참회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뭘까’ 하는 고민 끝 만난 게 힙합이었다”면서 “진정성과 진심을 담은 음악을 하면서 해외에 당당하게 들려줄 수 있는 한국적 감성의 힙합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로 거듭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죠.
아이언은 하늘로 떠나기 약 4개월 전 SNS 계정 등을 통해 준비해놓은 새 앨범이 있다고 밝혔지만 해당 앨범은 끝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논란이 많았지만 음악성이 뛰어났던 아티스트였던 터라 힙합 팬들 사이에선 아이언의 사후 앨범이 나오길 바라는 이들도 적지 않은 편인데요. 향후 사후 앨범을 통해 아이언의 미공개작을 들을 수 있을 날이 오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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