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우나 매입' 막힌 전광훈 교회 "이사못해"…장위재개발 '원점'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재개발이 진행중인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내 위치한 사랑제일교회가 '4월 중 이사'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 공공재개발을 추진중인 인근 장위8구역 내 사우나 건물을 매입해 임시거처로 쓰려 했지만 성북구청이 토지거래를 '불허'하면서다.
장위10구역에는 사랑제일교회 건물만 남아있다. 조합원들은 이미 철거·이주를 마쳤다. 교회 측은 자신들의 보상금 요구를 '알박기'로 만든 장위10구역 조합이 책임져야한다고 주장한다. 성북구청이 사우나 토지거래허가를 내주든, 10구역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임시거처를 지어줘야 현재 교회를 비워주겠다는 것이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는 장위10구역 조합, 대우건설 등과 교회를 비워준 뒤 옮길 임시거처에 대해 논의중이다. 인근 장위8구역 내 사우나 건물을 약 180억원에 사들여 이사하려던 전 목사의 계획이 성북구청의 토지거래 '불허'에 가로막히면서 '폭탄'은 8구역에서 10구역으로 다시 옮겨졌다. 교회 측은 옮길 장소를 못구하게 됐으니 10구역 조합이 책임지고 대안을 내놓으라는 입장이다.
10구역 조합과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수년간 소송전을 펼쳐왔다. 조합은 사업지연으로 인한 손해가 더 크다고 판단, 지난해 9월 총회에서 보상금 500억원과 대토 부지 730평을 교회에 주기로 했다. 하지만 교회 측은 측량결과 현재 교회 면적이 813평으로 나왔는데 대토 면적은 83평이 줄었다며, 그에 대한 보상으로 전용 84㎡ 아파트 2채를 사택 용도로 추가요구했다. 이 조건으로 '올해 4월 이주'를 약속했다.
교회 입장에선 급할 게 없다. 합의했던 4월 이사가 무산됐지만, 교회 철거가 늦어지고 공사가 지연돼도 교회는 잃을 게 없다. 애초에 '알박기' 논란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교회 관계자는 "장위10구역 조합과 합의 당시 '알박기' 오해를 풀기로, 사과하는걸 조건부로 합의한것"이라며 "(교회는) 이사를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데 조합이 '이상한 소리(알박기 등)'를 해서 (토지거래허가가 불허돼) 나갈 장소를 못구하게 됐는데 계약을 이행하라고 하면 안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4월 이주' 계약을) 이행하려고 사우나 건물까지 사려고 한것"이라며 "10구역 내 공원부지에 임시처소를 내주는 게 정상인데 (조합이) 밖에서 구하라고 했고, 그래서 구했더니 (구청에서 토지거래를 불허한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시거처 관련 협의가 이어질 예정이지만 빠른 시간안에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500억원 보상금 지급 협상을 이끌었던 장순영 장위10구역 조합장은 "피가 마르는 고통을 느꼈다"며 사퇴했다. 현재 직무대행 체제로 차기 조합장 선출을 준비중이지만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황이다.
사랑제일교회는 지난달 16일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 사우나 건물(1254㎡)과 주차장(612㎡) 등 두 필지 총 1866㎡를 매입하기로 하고,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성북구청에 접수했다. 구청은 지난 3일 해당 토지거래 '불허'를 교회 측에 통보했다. 구청은 △허가구역을 포함한 지역 주민을 위한 복지·편익시설로 관할 구청장이 확인한 시설의 설치에 이용하려는 경우 △'국토 계획·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따른 도시·군 계획이나 그 밖에 토지의 이용·관리에 관한 계획에 맞지 아니한 경우 △생태계의 보전과 주민의 건전한 생활환경 보호에 중대한 위해(危害)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장위8구역은 몇 년 안에 이주·철거가 시행될 지역이다. 주민들로부터 공공재개발 동의서를 받은 단계다.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시행을 맡을 예정인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 공식지정되는 절차를 눈앞에 뒀다. 특히 A사우나는 장위재정비촉진지구 내 도시계획도로시설사업이 예정된 곳이다재개발 이후 도로가 들어설 자리다. 토지거래 불허 처분에 대해 교회 측은 1개월 이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구청은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다시 이 건을 검토해야 한다.
장위동 한 주민은 "장위10구역 내 있던 교회가 장위8구역으로 임시거처를 옮긴다고 해서 장위8구역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지만, 사우나 매입불발로 지금은 다시 장위10구역이 임시거처 문제를 나서서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성북구청 등이 나서서 중재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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