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1주새 25억어치 팔렸다

문혜현 2023. 4. 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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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값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금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금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실물 금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팔려나간 골드바는 약 24억9760만원에 달한다. 1주일 만에 지난달 판매액(39억5594만원)의 63%가 팔린 셈이다.

4개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지난 1월 19억8220만원에서 2월 32억9871만원, 3월 39억5594만원까지 늘었다. 골드바 판매액 증가는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점을 반영한다.

금 가격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하면서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 7일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은 전 거래일보다 1.21% 오른 8만63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엔 8만6700원까지 올라 2014년 KRX 금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가격은 올해 초 7만5000∼7만7000원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3월부터 급격히 뛰어 8만원 중반대로 올라섰다.◇'소액 금투자' 인기…금 통장 잔액 '쑥'

소액으로 금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센골드'와 제휴한 금 투자 서비스의 누적 거래금액이 35억원을 넘겼다고 밝혔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지난 3월 평균 금 거래 건수는 약 2400여건으로, 평소 1200여건의 2배로 늘어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5월 한국금거래소 디지털에셋의 e-금 투자 플랫폼 '센골드'와 제휴를 맺고 금 투자 서비스를 선보였다. 1만원부터 100원 단위로 금을 매수할 수 있으며, 케이뱅크와 센골드는 케이뱅크를 통해 산 금을 실물로 변환해 전문업체에 별도 보관한다. 고객이 원할 경우에는 100g 단위로 실물 금을 받아볼 수도 있다.

금 통장도 주목받고 있다. 금값이 오르면서 주요 은행의 금 통장 잔액은 중량이 줄었음에도 증가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금 통장 계좌의 금 중량은 지난 1월 말 6818㎏, 2월 말 6714㎏, 3월 말 6290㎏, 4월 6일 기준 6237㎏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통장 잔액은 1월 말 5212억원에서 2월 말 5168억원으로 줄었다가 3월 말 5186억원, 4월 5298억원으로 증가했다.

은행들은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관련 상품도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한국거래소를 통해 금을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는 '미니 골드바 신탁' 가입 채널을 늘렸다. 앞서 투자위험 등급 3등급(다소 높은 위험)에 해당하는 금융투자상품이라서 영업점에서만 가입할 수 있었는데, 지난 7일부터 KB스타뱅킹에서 영상통화로도 가입할 수 있게 됐다.

◇투자 신중해야…자산 수비수로 효율적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역사적 최고점에 다다르고 있지만, 현재 새로 금 투자를 시작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현식 하나은행 투자상품전략부장은 "과거부터 금 가격은 시장 상황·경기예측을 선반영하는 측면이 두드러진다"며 "현재 금 시세가 시장에서 우려하는 위험 상황을 거의 반영한 상태로 보고 있어 투자 시점으로서 적기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또한 세계 각국에서 금융·은행 시스템 붕괴 방지를 위해 당국·시장 차원의 안정화 조치를 시행 중이라 금 가격은 시차를 두고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경석 신한PWM 태평로센터 팀장도 "본격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추가적인 금 가격 상승을 기대해볼 수는 있지만 현재 가격은 부담되는 수준"이라며 "투자에 유의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오 팀장은 "단기적 차익거래를 목표로 금 실물을 거래할 경우 부가세 10%·매매 시 발생하는 가격 차이 등을 고려했을 때 기대수익률 대비 투자의 가치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금 투자를 추천하는 의견도 있다. 강현구 우리은행 TCE 시그니처센터 PB팀장은 "단기간 가격이 상승했지만, 여전히 공격적 자산의 수비수로 금은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강 팀장은 "금 투자에서는 제반 비용과 수수료를 고려할 때 현물매입보다는 펀드·ETF 등 간접투자를 권한다"며 "금 투자는 안전자산 투자 의미에 맞게 전체 포트폴리오 30%를 넘지 않는 선에서 비중 조절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김유나 KB GOLD&WISE the FIRST센터 수석전문역은 "금 가격은 더 오를 여력이 있어 분할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전문역은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더라도 금은 타격이 덜할 것으로 보이고, 경기가 회복하면 금 가격 상승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으나 앞으로 빠른 경기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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