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미국 국적 포기 증명서` 제출한 50대 교포, 알고 보니

미국 내 미성년자 성폭행 등 혐의로 체포영장 발부
정상 절차로는 미 국적 포기 안 되자 범행
주한미국대사관 영상 명의 증명서 위조해 출입국 제출해

수원지법 [연합뉴스]

50대 미국 교포 남성이 미국 국적 포기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1심보다 감형된 실형을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7부(김병수 부장판사)는 사문서위조,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컴퓨터와 압인기 등 도구를 이용해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이 사건 사문서위조 범행을 저질렀다"며 "다만, 피고인이 수감 생활을 마치면 미국으로 추방될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3년 2월부터 재외동포(F-4) 비자를 받아 국내에 머물다가 지난해 3월 주한미국대사관 영사 명의의 가짜 미국 국적 포기 증명서를 만들어 인천 출입국·외국인청 소속 직원에게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13년 미국에서 미성년자 성폭행 등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이었다. 그는 미국 여권이 취소돼 정상적인 방법으로 미국 국적을 포기할 수 없게 되자 이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2021년 4월 미국 국적을 유지한 상태로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했으나, 국적법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고 1년 이내 외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국적이 상실된다.

그의 증명서 위조 사실은 출입국·외국인청에 의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앞서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수단, 방법 등을 고려할 때 죄책이 대단히 무겁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 국내에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