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에 더해진 풍자와 해학···판소리 '레미제라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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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판소리 '레미제라블-구구선 사람들' 프레스콜이 열렸다.
불쌍한 사람들이 배 '구구선'에서 살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는 판소리는 완성되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렇게 탄생한 판소리 '구구선 사람들'은 '장씨(장발장)'을 중심으로 이들의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구구선'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구역을 나눠 반목하고 화합한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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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고수·밴드가 어우러진 100분 무대
“새 삶에 어울리는 이름부터 지어보자. 성은 장이요, 이름은 영식이라!”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판소리 ‘레미제라블-구구선 사람들’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전막 시연이 이어졌다. 젊은 판소리 공동창작집단 입과손스튜디오가 선보인 신작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을 원작으로 새롭게 각색한 것이다. 불쌍한 사람들이 배 ‘구구선’에서 살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는 판소리는 완성되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 2020년부터 차례대로 완성돼 무대에 오른 토막소리 ‘팡틴’·‘마리우스’·‘가브로슈’를 모아 완창 판소리로 구성했다. 이렇게 탄생한 판소리 ‘구구선 사람들’은 ‘장씨(장발장)’을 중심으로 이들의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이번 공연은 두산아트센터와 공동 기획해 제작했다.
‘구구선’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구역을 나눠 반목하고 화합한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구구선은 ‘언제나 1%가 모자라는 99%의 세상’에서 따온 이름이다. 구구선 사람들은 이상향인 뭍을 꿈꾸며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특정한 국적이나 시대는 드러나지 않지만, 원작의 프랑스 이름들을 한국 이름으로 바꿔 관객의 공감대를 넓혔다. 이향하 입과손스튜디오 대표는 “판소리를 통해 동시대 관객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는 ‘한국판 레미제라블’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며 “원작의 비장함과 웅장함에 판소리의 풍자와 해학을 더해 우리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창작 의도를 전했다.
소리꾼 이승희가 전통 소리로 화자와 등장인물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펼친다. 빵 하나를 훔쳐 억울하게 옥살이를 해야 했던 장씨가 깨우침을 얻어 변모하는 모습을 판소리 특유의 흉내내기로 그려낸다. 그의 소리에는 가난하지만 아름다운 여자 방미영(팡틴)의 슬픔과 구구선이 삶의 전부인 남자 조병렬(자베르)의 엄격함이 모두 담겨 있다. 고수 김홍식은 북 장단과 함께 추임새를 넣어 이야기의 감칠맛을 더한다. 흐름이 길어질 때 적재적소에 소년 가열찬(가브로슈)를 맡은 소리꾼 김소진이 출연해 재기발랄한 풍자를 선보인다. 무대에는 밴드도 출연한다. 혁명의 선두에 선 ‘개미굴 밴드(아베쎄의 벗들)’의 연주는 전통 소리와 함께 어우러져 극적인 순간을 만들어낸다.
판소리는 오랜 시간 민중을 대표하는 무대 예술을 선보여 왔다. ‘구구선 사람들’ 또한 2000여 쪽에 달하는 방대한 소설을 100분으로 압축해 지금 이 시대 우리의 삶을 비춘다. 마침내 낙관을 바라보는 구구선을 통해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오는 22일까지. ‘구구선 사람들’은 오는 9월 경기 광명시와 경북 영덕군도 찾는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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