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슈퍼리치' 최다 MBTI는 'ESTJ'…총자산 평균은 323억원
9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3 대한민국 웰스(Wealth) 리포트'를 발간했다. 지난해 12월 2013명(부자 745명·대중부유층 818명·일반대중 45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하고, 별도로 프라이빗 뱅커(PB) 인터뷰도 진행한 결과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슈퍼리치(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또는 총자산 300억원 이상 보유자)의 연평균 소득은 약 12억3000만원이었다. 이는 일반 부자(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연평균 소득 3억3000만원보다 약 4배 높았다. 이들의 소득 중에는 재산소득 비중이 39%(4억8000만원)로 가장 많았다. 일반 부자의 경우 연 소득 중 근로소득(37%) 비중이 22%의 재산소득보다 컸다.
이들 슈퍼리치는 월 소득의 절반 이상인 57%을 저축하고 나머지는 소비(37%)와 대출금 상환(6%)에 사용했다. 소비가 59%, 저축이 38%인 일반 부자보다 저축 여력이 높은 편이었다.
슈퍼리치의 직업 중 가장 많은 것은 기업 경영자(29%)였으며 의료·법조계 전문직이 20%로 뒤를 이었다. 이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순이었다.
2022년 슈퍼리치의 총자산 평균은 323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0억원 줄었다.
지난해 슈퍼리치가 보유한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의 가장 큰 특징은 현·예금 비중의 증가였다. 1년 사이 부동산은 평균 206억원에서 156억원으로 줄었다. 이와 달리 금융자산 평균은 150억원에서 161억원으로 증가해 1년 사이 25%에서 58%로 2배 이상 많아졌다. 다만 주식 비중은 45%에서 16%로 급감했다. 보고서는 슈퍼리치들이 금리 인상 영향으로 예금 선호도가 높아진 점도 있지만 불확실성 대비를 위해 현금 보유량을 늘린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보고서는 슈퍼리치들의 투자 특징을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와 1억~10억 사이인 대중부유층과 각각 비교했다.
지난해 기준 73%에 해당하는 슈퍼리치는 외화자산을 보유중이었다. 이는 대중부유층(38%), 일반 부자(64%)보다 그 비중이 컸다. 금융자산의 규모가 증가할수록 외화 자산을 보유한 사람의 비중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형별 외화자산을 살펴보면 슈퍼리치는 2021년 대비 외화현금(63%→73%), 해외주식(30%→43%), 채권(10%→17%) 투자를 늘렸다.
대부분의 슈퍼리치는 올해 실물 경기와 부동산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회복 시점에 대해서는 코스피의 경우 올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은 내년 이후로 각각 전망했다.
이들은 향후 투자 의향이 높은 자산 1순위로 주식(29%)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부동산(27%)과 예금(15%) 순이었다.
투자자산으로는 미술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슈퍼리치들의 미술품 보유 비중은 약 41%였다. 이는 23%인 일반 부자나 14%의 대중부유층 대비 높은 수준이다. 2명 중 1명(46%)의 슈퍼리치는 향후 미술품들을 추가로 구매할 의향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성격유형검사인 MBTI로 부자들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슈퍼리치 가운데는 'ESTJ'(외향형·감각형·이성적·계획적)가 가장 많았다. 대중 사이에서 'ESTJ' 비중은 8.5%였으나 슈퍼리치 중에서는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26.8%가 'ESTJ'였다.
직업별 MBTI를 살펴보면 의료, 법조계 전문직은 'ISTJ(42%)'형이 부동산 임대업자는 'INTJ(23%)'형이 특히 높았으며, 주부의 경우 '수호자', '조력가'로 묘사되는 'ISFJ'형이 다른 직업에 비해 훨씬 높은 비율을 보였다.
보고서는 "'ESTJ'형은 흔히 지도자형, 경영자형으로 불리는데, 사회적인 질서를 중시하면서 현실적이고 추진력이 있다고 평가받는다"며 "다수의 은행 PB도 부자의 특징으로 실행력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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