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포커스]'국내 복귀 뒤 최소이닝 최다실점의 김광현과 1이닝도 못지킨 오승환' KBO 리그 대표 베테랑 에이스에게 무슨 일이?
베테랑 최고 에이스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김광현과 오승환은 8일 경기에서 나란히 명성에 흠집이 났다.
김광현은 대전 한화이글스전에 선발로 나서 3이닝 8피안타 4볼넷 1탈삼진 5실점을 했다. 2년동안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국내에 복귀한 지난해 이후 최소이닝 최다실점이다. 더구나 이날 김광현은 한미 통산 2000이닝을 달성까지 한 경기여서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패전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다행스럽게 5회에 터진 전의산의 3점홈런을 시작으로 추격에 나서 김강민 최정의 잇단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 한화의 실책을 틈타 승리를 한 덕분에 패전은 면했다.
이날 김광현은 평소와는 전혀 달랐다.
김광현은 1회를 볼넷 1개를 내주기는 했지만 중심타선을 범타로 잡아 간단하게 넘긴 뒤 2회 첫타자인 채은성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나마 2회에는 2실점으로 무난하게 넘어갔지만 3회는 그야말로 김광현답지 않았다. 2사를 잘 잡고 난 뒤 하위타선으로 넘어가는 6번 김태연부터 장운호 최재훈에다 이전까지 무안타에 허덕이던 오선진에게 까지 적시타를 맞는 4연속 안타로 3실점을 하고 결국 4회에는 마운드를 신인인 송영진에게 물려주고 강판 당하고 말았다.
김광현은 이날 볼이 제대로 오지 않는다는 말을 들울 정도로 제구력이나 볼에 힘이 없어 보였다. 이바람에 하위타선에서는 2~4구 안에서 전부 안타를 맞았다. 3이닝만에 8개의 안타를 맞은 것도 이례적이고 았고 3회에 볼넷을 4개나 내 준것도 이례적이다. 탈삼진 1개도 평소의 김광현과는 달랐다.
김광현이 볼넷 4개 이상을 내준 적은 여러번 있었다. 하지만 이때는 대부분 6이닝을 넘기고 난 뒤였다. 5이닝 이하로 던지면서 4개의 볼넷을 남발한 것은 2018년 8월 9일 NC전에서 4⅓이닝 동안 5개의 볼넷을 내준 이후 처음이다, 이때도 삼진은 5개 잡았고 실점도 4실점뿐이었다. 그리고 3이닝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 온 것은 2018년 10월 4일 KIA전에서 2이닝 5실점을 한 뒤 처음이었다.
삼성은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이 1회에 1실점을 한 뒤 2회 두번째 타자부터 7회말까지 18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며 8이닝 1실점으로 잘 막아 홈 개막 NC다이노스전의 부진을 씻는 쾌투를 했다.
뷰캐넌의 호투 덕분에 0의 행진을 하던 삼성 타자들이 뒤늦게 힘을 내 9회초 1사 1, 3루에서 김성윤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인 38살의 강민호가 혼신의 힘을 다해 홈에 쇄도해 간신히 1-1 동점을 만들었다.
삼성쪽으로 분위기가 넘어오는 듯 했다. 일단 동점을 지키기 위해 오승환이 나섰다. 그러나 1사 뒤 LG 김민성을 볼넷으로 내 보낸 게 화근이었다. 오지환의 부상으로 대체 유격수를 하고 있는 김민성은 한때 6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2013년~2018년)을 날린 적이 있지만 올해는 아직 2루타도 없었다.
오승환은 김민성을 상대하면서 볼카운트 1B2S에서 3연속 130㎞ 초반의 슬라이더만 던지다가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그리고 2사 뒤 대타로 나선 외인타자 오스틴에게 또 2연속 슬라이더를 던지다 우익선상 2루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이전까지 오승환은 2경기에 나서 모두 세이브를 올렸다. 2일 NC전서는 8-6으로 앞선 8회말 2사 1루에서 등장해 ⅓이닝 동안 삼진 1개를 잡아내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경기를 지켰다.
4일 한화전서는 7-5, 2점차 리드에서 9회에 나서 1이닝 동안 2피안타(1홈런) 1실점하며 어렵게 경기를 지켰다. 마지막 타자인 한화 신인 문현빈의 타구를 좌익수 호세 피렐라가 몸을 던져 막아내지 못했다면 상황은 어떻게 될지 몰랐다. 이 바람에 피렐라는 그라운드에서 앰블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가야 했다. 결론적으로 오승환이 확실하게 막았다고 하기에는 어려웠다.
그리고 이날 동점 상황에서 나가 1이닝을 제대로 버티지 못했다. ⅔이닝 4타자를 상대해 1볼넷 1안타로 패전을 안았다.
사실 오승환의 부진은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였다. 6승2패, 31세이브를 달성했지만 평균자책점이 3.32로 부상으로 4세이브밖에 올리지 못했던 2010년 4.50이후 가장 높았다.
올시즌도 3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이 6.00이나 된다. 2점차 이상 리드를 해야 오승환이 세이브를 올릴 수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구위가 지난해부터 확연히 떨어지면서 타자들에게 큰 압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제 긴시즌의 초입이다. 오승환은 이미 불혹을 넘긴 넘겼고 김광현도 30대 후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하향세를 그린다고 해서 비난을 받을 수 있는 나이는 이미 지났지만 올시즌에도 '김광현과 오승환의 걱정은 쓸데 없는 짓'이라는 말이 여전히 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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