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양곡법 쓴소리 “헛발질·같은 편 조롱, 나라는 뒷전인 與…피해 보는 국민”

“이렇게 형편없는 법에 국민들 지지가 높은 건 ‘내용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 말곤 설명 안 돼”
“십수년 고민 끝에 文정부 와서야 제도 개혁…조금의 위험은 농가가 지게끔 해서 타작물로 전환할 동기 부여”
“그런 용기 낼 수 있었던 것은 근래 다양한 지원금으로 농가소득이 많이 늘었기 때문”
“지금 민주당의 양곡법, 文정부의 성과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는 것”

윤희숙 전 국회의원. <디지털타임스 DB>

윤희숙 전 국회의원. <연합뉴스>

윤희숙 전 국회의원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이하 양곡법) 관련 찬성 여론이 우세한 여론조사를 언급하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이렇게 형편없는 법에 국민들 지지가 높은 것은 '내용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 말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작심 쓴소리를 했다.

윤희숙 전 의원은 9일 '헛발질과 같은 편 조롱하느라 나라는 뒷전인 여당, 험난한 입법 전쟁 속에 피해 보는 국민과 속 터지는 지지자들'이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내고 "충격적인 여론조사결과가 나왔다. 양곡법에 대한 국민 지지가 60%,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찬성하는 국민이 33%로 반대(48%)보다 훨씬 낮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의원은 "양곡법에 찬성한 응답의 이유는 '농가소득 안정을 위해서'다"라며 "마음 따뜻한 우리 국민들에게는 '남는 쌀 수십만톤을 세금으로 제값에 사서 가축에게 먹인다'는 말도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의 걱정은 앞뒤 맥락과 숫자를 가지고 잘 설명하면 금방 해소될 것"이라고 현 상황을 짚었다.

이어 "쌀 소비가 급격히 줄면서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재정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쌀 보조금이었다"며 "생산을 줄여야 하는데 나라가 쌀값을 다 보장해주고 농사가 기계화돼 편하니 쌀농사가 줄지 않는 것이지요. 미래 농업으로 갈 재원을 다 잡아먹으면서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십수년간의 고민 끝에 문재인 정부에 와서야 제도가 개혁됐다. 2020년에 고친 제도는 작물이 무엇이건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 그리고 (쌀 가격이 너무 내려가면 정부가 매입하겠지만) 조금의 위험은 농가가 지게끔 해서 타작물로 전환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라면서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근래 다양한 지원금으로 농가소득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작물을 판매한 농업소득이 전체 가구소득의 27%에 불과하고 소농은 10%미만이다. 쌀값이 내려도 그닥 피해를 보지 않도록 안전망이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의원은 "지금 민주당의 양곡법은 문재인 정부의 바로 그 성과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는 것"이라며 "나라가 겨우 한 발자국 앞으로 내딛었던 것을 다시 과거로 되돌리는 것이다. 그 방향성을 유지하려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이구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맥락을 잘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서 여당의 최고위원이 '쌀 수요를 인위적으로 늘리면 된다, 여성들 다이어트 때문이다' 하며 신중하지 못한 발언을 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라며 "응당 국정의 책임을 진 여당의 일원이라면 희화화될 위험에 처한 양곡법 이슈를 구해내는 데 전력했어야 한다. 실언을 비판하면서도 이슈에 대한 진지한 설명이 우선이다. 그러나 평소의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던지 한 파벌이 일제히 들고 일어나 그 발언을 조롱하며 이슈를 더 희화화시켰다"고 최근 양곡법 관련 발언 논란이 일었던 조수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강하게 질타했다.

끝으로 윤 전 의원은 "이쯤 되면 양곡법 여론이 나쁜 것도 당연하다. 악법이 줄줄이 대기 중인데, 정책 프레임 전쟁에서 밀리면 제대로 공부하고, 전략을 다시 정비하고, 활발히 소통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 아닌가. 대통령 거부권에만 기대면서 정부와 당의 정당성을 깎아먹기만 할 작정인가"라며 "평소 미웠던 사람 한 번 때려보겠다고 상대편과 기꺼이 한편 먹는 여당 인사들, 도대체 그 여당의 존재 의미가 무엇인가"라고 양곡법과 관련해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 여당을 비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