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사 회피 위해 미국국적포기증명서 위조한 50대…항소심서 징역1년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미국국적포기증명서를 위조해 미국 국적을 포기한 것처럼 속이고 한국에 불법체류한 50대 남성 A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1심이 선고한 징역 1년6월에 비해 형량이 6개월 감형됐다.

이 남성은 미국에서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수배돼 미국 사법기관의 수사와 재판을 회피하려고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9일 수원지법 형사항소7부(부장판사 김병수)는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출입국관리법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또 피고인으로부터 압수된 압인기 1개를 몰수할 것을 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대한민국의 출입국질서를 현저히 어지럽힌 행위"라면서 "A씨는 대한민국에 거주하면서 무거운 범죄 혐의에 대한 미국 사법기관의 수사와 재판을 회피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또 컴퓨터와 압인기 등의 도구를 이용해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사문서위조 범행을 저지른 점 등에 비추어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A씨가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과 위조행각이 발각돼 범죄의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점, 국내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수감생활을 마치면 미국으로 추방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겁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3년 2월 국내에 입국해 다음해 인천출입국에 국적 회복을 신청하고, 2021년 4월 미국 국적을 유지한 상태로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한 바 있다.

국적법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고 1년 이내 외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국적이 상실된다.

이에 A씨는 2022년 3월 자신의 주거지에서 인터넷으로 주문 제작한 주한미국대사관 휘장 문양 압인기 등을 이용해 '미국국적포기증명서'를 위조했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