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많은데” vs “주주니까”…교촌 회장님 배당금 얼마길래
대주주 1명인데 ‘배당성향’ 확대
교촌에프앤비 “가맹점주도 주주”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월 이사회에서 49억9650여만원을 배당금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인 약 50억원에 맞먹는 규모다.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8.5% 감소했음에도 사실상 모든 실수익을 주주들에게 돌린 것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지난해) 회사가 힘든 상황에서 주주들이 믿고 버텨줬는데 그걸 회사가 모른 척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건 상장사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눈여겨볼 점은 교촌에프앤비의 최대 주주가 바로 권 회장이라는 점이다.
교촌에프앤비가 지난 1월 신고한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변동신고서’를 살펴보면 권 회장은 회사 지분의 69.2%를 보유하고 있다. 이사회가 책정한 배당금 중 약 34억6000만원이 사주(社主) 몫이라는 의미다.
식품업계와 증권가는 권 회장이 상당한 액수의 배당금을 받아 간 전례가 여러 차례라는데 주목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만큼 큰 배당금을 받는 것 자체는 잘못된 것이 없지만, 일반 주주들이 이해하기에는 이전부터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발한 뒤 5년여간 권 회장이 받아 간 배당금은 당시 교촌에프앤비가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많았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교촌에프앤비의 누적 순이익은 총 48억원이었는데 이 기간 권 회장 몫의 배당금은 무려 145억원에 달했다. 회사가 번 돈보다 권 회장이 받은 배당금이 202%나 더 많았던 것.
대주주가 1명일 때 배당성향이 확대되는 건 ‘몰아주기’로 풀이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교촌에프앤비의 부채비율이 2021년 41.7%에서 지난해 70.2%로 28.5%포인트 격상된 점도 의구심을 부추기고 있다.
반면 교촌에프앤비는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배당성향이 확대된 건 지난해 실적이 부진해 배당금 자체가 줄어든 탓이라는 것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권 회장은 과거 사재 100억원을 털어 가맹점주들에게 주식을 증여했다”며 “(권 회장뿐 아니라) 가맹점주들도 교촌에프앤비 주주”라고 재차 강조했다.
실제로 권 회장은 지난 2021년 가맹점 운영 기간에 따라 점주들에게 최소 200여주에서 최대 600여주의 주식을 증여한 바 있다. 다만 이번 배당금이 주당 200원인 점을 감안하면 가맹점주들이 유의미한 배당금을 받지는 못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관련 업계와 투자자들이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교촌에프앤비는 올 한해 “세계적으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와 식품 유통시장 또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녹록지 않은 환경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교촌에프앤비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이 1344억원, 영업이익이 66억원, 당기순이익이 51억원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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