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약, 붙이는 게 좋을까 마시는 게 좋을까?
멀미, 시각 정보-전정기관 감각 괴리로 발생
"나이·증상별 알맞게 사용해야…부작용 주의"
[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오랫동안 자동차나 배를 타면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울 경우가 있습니다. 심하면 구토 증상까 나타납니다. 이럴 때 미리 멀미약을 먹거나 멀미 패치를 붙이면 멀미 증상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멀미약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으면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멀미약은 나이나 건강 상태, 증상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약이 다릅니다. 멀미는 왜 생길까요. 또 멀미약은 어떻게 효과를 낼까요. 오늘의 주제는 멀미약입니다.
멀미가 발생하는 이유는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와 귀로 들어오는 정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귀는 소리를 듣는 역할뿐만 아니라 신체 균형을 담당하는 기능도 합니다. 귀 안쪽에는 기울기나 위치, 속도 등의 감각을 관장하는 전정기관(평형기관)이 있는데요. 전정기관이 감지하는 움직임과 눈으로 보는 주위 환경이 일치하지 않을 때 멀미 증상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배를 탔을 때 눈은 변화가 없는 망망대해를 보고 있어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반면, 귀에 있는 진정기관은 배가 흔들리는 탓에 불규칙하게 움직임을 느낍니다. 이렇게 다른 정보가 뇌에 들어오면서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이죠. 이후 부교감 신경이 과하게 흥분하면서 아세틸콜린이나 히스타민 등 신경전달물질을 분비, 뇌의 구토 중추를 자극합니다.
멀미는 평형감각이 발달하기 시작하는 2~12세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진정기관이 미성숙한 2세 미만 유아에서는 멀미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성인이 되면 교통수단에 대한 움직임을 여러 차례 경험하고 익숙해지며 멀미 발생 빈도가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멀미는 일시적인 증상이지만 개인차가 큽니다. 증상이 심하면 방치하기보다는 약을 통해 예방하는 게 좋습니다.
멀미약은 크게 △부교감신경차단제와 △항히스타민제로 나뉩니다. 부교감신경차단제인 스코폴라민 성분은 아세틸콜린을 차단해 구토를 유발하지 않도록 합니다. 붙이는 멀미약 '키미테패취'가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약물이 피부를 통해 서서히 방출되는 만큼 3일 동안 약효가 지속되는 게 특징입니다. 이에 따라 해당 제품은 멀미 발생 예상 시간 4시간 전에 귀 아래 털이 없는 건조한 피부 표면에 붙여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스코폴라민 성분은 효과가 매우 뛰어나 오랫동안 멀미에 사용된 약물입니다. 그러나 사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과다복용 시 착란이나 환각 작용을 일으킵니다. 배뇨 곤란, 안압 상승, 인지기능 상실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60세 이상 고령자, 대사질환자, 간질환자 등은 삼가야 합니다. 특히 약을 부착한 뒤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합니다. 약물이 눈에 닿으면 동공이 확대되고 빛이 과도하게 들어와 심각한 눈부심이나 잘 안 보이는 시각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 피부를 통한 약물 흡수율은 성인보다 아이가 높아 키미테패취는 16세 이상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7세 이상 어린이만 사용할 수 있는 어린이용 제품은 전문의약품으로 처방이 필요합니다. 붙이는 멀미약을 사용한 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검사를 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지지체로 금속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항히스타민제의 경우 히스타민의 작용을 차단해 진정 효과를 냅니다. 각종 감각기관이 보내는 신호를 뇌가 느끼지 못하도록 막는 원리입니다. 어지러움이나 두통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메클리진 성분의 '메카인정', '보미롱산', '뱅드롱액', 디멘히드리네이트 성분의 '이지롱내복액', '소보민시럽', '토스롱액'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약효는 대략 4~7시간 지속되고요. 멀미 발생 예상 시간 30분~1시간 전에 복용해야 합니다. 참고로 약효 지속 기간은 메클리진 성분이 디멘히드리네이트 성분보다 조금 길다고 합니다.
항히스타민제는 진정 효과가 강해 졸음, 구강 건조, 시력 감퇴 등 부작용을 유발합니다. 운전을 하거나 기계를 조작해야 한다면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졸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카페인을 포함한 제품도 있습니다. 다만 잠을 자고 싶을 때는 카페인 함유 여부를 확인해야겠네요. 또 메클리진 성분은 모유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수유 중에는 복용을 피해야 하고요. 간질 환자는 디멘히드리네이트 성분을 복용하면 안 됩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죠. 약이 아니더라도 멀미를 예방하는 '꿀팁'도 있습니다. 장거리를 이동할 계획이라면 소화기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게 좋다고 해요. 과식이나 공복을 피하고 이동 수단을 타기 1~2시간 전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적정량으로 먹어야 합니다. 공기 순환을 위해 문을 열고 환기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동 중 책이나 전자기기를 보는 것은 증상을 악화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맞는 방법을 잘 활용해 즐거운 여행길 보내시길 바랍니다.
차지현 (chaj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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