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전설X라커룸 인싸" BBC도,동료들도 극찬한 SON 100호골
'최고의 선수, 최고의 인성.'
영국 BBC스포츠가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0호골 직후 장문의 기사를 통해 지난 8시즌의 눈부신 분투를 극찬했다.
'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이 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 브라이턴과의 홈경기에서 전반 10분 선제골과 함께 토트넘의 짜릿한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이반 페리시치의 패스를 받은 후 손흥민 존에서 특유의 통렬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뚫어냈다. 이 골은 손흥민이 2015년 8월 레버쿠젠에서 토트넘 유니폼을 갈아입은 지 8시즌 만에 달성한 대기록. 자신의 리그 260번째 경기에서 넣은 100번째 골로 기록됐다. 2015년 9월 20일 크리스털팰리스전 데뷔골 이후 2757일 만에 달성한, 아시아 선수 역대 최초의 기록이자, 잉글랜드 국적이 아닌 선수로는 14번째다. 유구한 역사의 EPL에서 100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 포함 단 34명에 불과하다. 100골 중 55골을 오른발, 41골을 왼발로 넣었고 머리로는 4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100호골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기록의 '순도'다. 페널티킥 득점은 100골 중 단 1골, 99골이 스스로의 분투로 일궈낸 필드골이다.
BBC는 손흥민의 100호골 직후 SNS를 통해 '손흥민은 아시아 축구 최초의 글로벌 슈퍼스타다. 이제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100골을 기록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라면서 '역사책에 기록될 그의 여정'이란 소개와 함께 손흥민의 100호골 발자취를 돌아봤다. '지난 8시즌간 토트넘에서 뛰며 손흥민은 세계 최고의 선수로 기량을 꽃피웠고 무엇보다 변함없이 겸손한 태도, 전염성 높은 낙천적 성격으로도 유명하다'면서 그와 함께 발을 맞췄던 동료 해리 윙크스, 무사 시소코 등의 칭찬 릴레이를 빼곡히 소개했다.
전 팀 동료이자 절친인 무사 시소코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에 대해 "그는 항상 사람들과 웃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모두에게 동기를 부여하려고 노력한다. 어떤 이유로든 라커룸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으면 늘 웃음을 되찾게 해준다"고 했다. "훈련 후나 경기 후 힘든 순간에 쏘니 같은 선수가 있다는 건 매우 중요하다. 쏘니는 그런 선수다. 그는 최고의 남자, 최고의 선수, 최고의 인간이다. 누구에게 묻더라도 같은 답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삼프도리아 임대 중인 수비수 해리 윙크스는 손흥민을 정상으로 이끈 남모를 노력의 힘도 강조했다. "모두 알다시피 프리미어리그는 적응에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체력적으로 훨씬 더 힘들기 때문"이라면서 "지난 몇 년간 우리는 그가 피지컬적으로 성숙하고, 체력적으로 강해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체육관과 경기장에서 그의 피나는 노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시소코 역시 '노력파' 손흥민의 땀에 존경심을 표했다. "그는 항상 훈련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고 자신의 일에 매우 집중한다. 선수단과 만나기 전에 짐에 가서 자신의 할 일을 다 마치고 온다"고 귀띔했다. "그는 자신과 옆에 있는 선수, 팀도 함께 발전시키려 노력한다. 경기중에 보면 알겠지만 그는 언제나 에너지가 넘친다. 그는 늘 승자이며 늘 그런 열망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윙크스는 "스코어가 어떻든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 손흥민에게 한번만 기회를 주면 된다"며 절대 신뢰를 표했다. "골문 앞에서 그는 왼발, 오른발 모두 날카롭다. 손흥민의 기술적 능력과 마무리는 정말 뛰어나다"고 찬사를 이어갔다. "그는 경이로운 드리블러다. 공을 갖고 달리는 속도, 정교한 컨트롤, 터치 모든 것이 완벽하다. 번리를 상대로 넣은 70m단독 드리블 원더골(푸스카스상 수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볼 없이도 빠른 선수는 많지만 볼을 갖고도 그처럼 빠른 선수는 거의 없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100호골에 이르기까지 손흥민-해리 케인 소위 '손-케 듀오'의 눈빛 호흡은 눈부셨다. 리그에서 45골을 함께 빚어냈고, EPL 역사상 어떤 듀오보다 많은 골을 함께 했다. 45골 중 손흥민이 23골, 케인이 22골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시소코는 "두 선수는 7년이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서로를 잘 알고 있다. 오랜 기간 함께 훈련하고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해왔기 때문에 경기를 더 쉽게 할 수 있다. 쏘니는 해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고 해리도 마찬가지다. 눈빛 호흡이 이뤄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BBC는 '케인은 전통적으로 홈 그라운드의 영웅이자 잉글랜드 주장으로서 손흥민보다 더 많은 찬사를 받아왔다. 팀 동료들과 감독들로부터 항상 높은 평가를 받아온 손흥민은 때때로 많은 대중들에게 과소평가되기도 했지만, 지난 시즌 득점왕(골든부트) 활약에 모두가 주목하게 됐다'고 썼다. 이어 소개된 인터뷰에서 윙크스는 손흥민의 골든부트 등극 순간을 떠올렸다. "노리치 원정에서 우리는 경기를 지배하고 있었다. 많은 찬스를 창출했고 여기저기서 많은 선수들이 골을 넣었지만 우리 모두는 쏘니가 골을 넣길 바랐다. 손흥민이 득점한 후 모두가 얼마나 행복해 했는지 축하하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는 선수다. 왜냐하면 그는 그만큼 탁월한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인정했다.
BBC는 '손흥민은 난 시즌 23골 중 무려 18골을 후반에 넣었다'면서 '그의 체력과 침착함은 경기 후반 더욱 빛을 발했고, 지친 수비진을 공략하며 몇 차례 중요한 장면을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윙크스는 "마무리가 더 날카로워졌고 더 무자비해졌다"면서 "손흥민에게 가장 중요한 건 골과 어시스트다. 팀이 승리했지만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지 못하면 손흥민은 팀을 위해 당연히 기뻐하지만 자신에겐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바로 그 엘리트 멘탈 때문"이라고 말했다.
BBC는 '결단력은 손흥민을 규정 짓는 또 하나의 키워드'라면서 시소코의 코멘트를 인용했다. 시소코는 "올 시즌 초반 손흥민은 최고의 컨디션이 아니었고 표정에서 행복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레스터시티전 벤치에 앉았을 때 좌절해지만 후반 교체로 나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그런 일이 가능하기 위해선 담대한 성격을 가져야 하고, 머릿속이 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손흥민의 이러한 태도는 뛰어난 프로 정신, 능력과 결합돼 그를 정상으로 올려놨다'면서 '어떤 선수는 성공을 향한 일념으로 다른 사람이나 삶의 다른 부분을 놓칠 수 있지만 손흥민은 유쾌하고 사려 깊은 성격으로 토트넘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평했다. '월드클래스 재능보다 팀 동료들이 가장 존경하는 부분'이라고 썼다.
이와 관련 윙크스는 "축구 이전에 그가 얼마나 나이스하고 진정으로 훌륭한 사람인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면서 "그는 언제나 활기처럼 엄청 웃긴다. 농담도 즐긴다. 유스 출신이든 새로 계약한 신입생이든 모든 이를 똑같이 대한다. 덕분에 모두가 환영받고 집처럼 편안하게 느끼게 된다. 그는 그래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고 인정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해낸 일은 환상적이며 그는 분명 이 클럽의 영웅이자 전설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선수들은 그가 얼마나 훌륭한 선수인지 잘 알고 있지만 때로 밖에선 그에 걸맞은 인정을 못받을 수도 있는 것같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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