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이 끝낸 LG 승리, 얼마 만이냐···오스틴은 진짜 다를까
LG는 외국인 타자 복이 없었다. 지난 2년간 가을야구는 외국인 타자 없이 치러낼 정도로, 영입하는 타자들마자 존재감이 없었다.
작정하고 ‘우승’을 목표로 앞세운 올해, 새로 영입한 오스틴 딘(30)의 활약 여부는 너무도 중요하다.
LG는 지난 8일 잠실 삼성전에서 9회말 2사 1루 대타로 나선 오스틴의 끝내기 2루타로 2-1 승리했다. 올시즌 리그에서 처음 나온 대타 끝내기 안타가 LG 외국인 타자의 손에서 나온 것은 특별하다.
지난 2년간 존재감이 전혀 없었던 LG 외국인 타자들도 결승타 기록은 남겼다.
2021년 로베르토 라모스가 방출된 뒤 입단한 저스틴 보어는 32경기밖에 뛰지 않은 사이에 3번의 결승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밀어내기 볼넷과 희생플라이가 하나씩 들어있고 제대로 안타를 때려서 만든 결승타는 딱 한 번, 2021년 8월 28일 잠실 키움전뿐이었다. 지난해 뛴 리오 루이즈(1개)와 로벨 가르시아(3개)도 결승타 기록은 남기고 떠났다.
그러나 LG 외국인 타자가 승부를 끝낸 것은 3년 만이다. 2020년 5월24일 잠실 KT전에서 로베르토 라모스가 9회말 1사 만루에 끝내기 홈런으로 9-7로 승부를 뒤집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해 L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라모스는 역대 LG 선수 중 최다인 38홈런을 때려냈다. 최강 거포의 등장에 설렌 LG는 이듬해 재계약했지만 라모스는 기대와 정반대로 극도로 부진해 LG에 다시 외인 흑역사를 안겼다.
오스틴은 라모스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승부를 끝낸 LG 외국인 타자다. 라모스와 보어에 실망한 LG가 거포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외인 타자 유형을 바꿔 시행착오를 거쳐 영입한 타자이기도 하다.
오스틴은 시범경기 직전에는 옆구리 통증으로, 개막 이후 최근에는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쉬어가기도 했다. 8일 삼성전에서도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선발 제외돼 있다가 9회 대타로 출전해 끝내기 안타를 쳤다. 워낙 여러 외국인 타자들과 여러 사연으로 줄줄이 실패를 경험했던 터라 잔부상으로 시작한 오스틴도 아직 완전히 믿기는 이르다. LG가 설레기도 이르다.
다만 삼진 행진으로 시즌을 시작했던 이전 타자들과 달리 오스틴은 꾸준히 안타를 쌓아가고 있다. 개막전이었던 1일 KT전에서 무안타로 출발한 뒤 2일 KT전부터 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몇 경기 하지 않았지만 타율 0.391(23타수 9안타), 출루율 0.462의 준수한 모습에 끝내기 안타까지 기록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관건이었던 변화구 적응력도 염경엽 LG 감독으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아가고 있는 오스틴은 오승환의 직구를 받아쳐 승부를 끝냈다. LG가 외국인 타자에게 가장 원했던 ‘결정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입단하면서부터 “LG 외인 타자의 저주를 알고 있다”고 했던 오스틴은 이날 안타를 친 뒤 “저주를 깨겠다”고 했다. 대타로 나가 친 첫 끝내기 안타로 오스틴은 자신감도 얻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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