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거래은행 못찾는 바이낸스… 美은행 코인업계 기피 확산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기존까지 거래하던 주요 은행의 파산 이후 새로운 거래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그동안 미국 고객들이 암호화폐에 투자하기 위해 맡긴 달러를 시그니처은행과 실버게이트 캐피털에 예치해 보관해왔다. 그러나 두 은행이 지난달 잇따라 파산하면서 고객 예치금을 맡길 금융기관이 없어진 상황이다.

이에 바이낸스는 암호화폐 서비스 및 금융기술 기업인 ‘프라임 트러스트’를 중개회사로 두고, 이 회사의 거래 은행에 달러를 맡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로 인해 바이낸스 고객들은 달러 예치금 입출금 등 거래에 불편을 겪고 있다. 바이낸스는 지난 2일 “향후 몇 주간에 걸쳐 새로운 은행 및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로 전환할 것”이라며 고객들이 예치금 입출금과 애플페이·구글페이를 포함한 일부 달러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이용할 수 없게 된다고 공지한 바 있다.

바이낸스가 새 거래 은행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미 감독당국의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지난달 27일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를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또 불법 이익 추징과 민사상 과징금 부과, 영구적인 거래·등록 금지 등을 법원에 요청했다. 미국 은행들은 규제 리스크를 우려해 바이낸스와의 거래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붕괴한 뒤 코인 업계의 예치금 비중이 높았던 시그니처은행과 실버게이트 캐피털이 줄줄이 파산했고, 이에 미 규제 당국이 코인 업계와 거래하는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금융업계의 부담 요인이다.

WSJ은 “가상화폐 업체와 거래하는 은행에 대한 당국의 단속이 디지털 자산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며 “가상화폐 업계는 그동안 은행의 대안임을 자임했지만, 결국 여전히 달러와 같은 기존 통화로 운영되는 금융 시스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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