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수만 압구정 2.5배… ‘초대형 재건축’ 앞둔 목동이 들썩이는 이유[황재성의 황금알]
황재성 기자 2023. 4. 9. 09:00
1: 재건축 활기 목동,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2: 상습 침수지가 거대 아파트 타운으로 변신
3: 위례신도시보다 큰 서울 도심 속 신도시
4: 조건부 종 상향 반발은 큰 걸림돌 우려
2: 상습 침수지가 거대 아파트 타운으로 변신
3: 위례신도시보다 큰 서울 도심 속 신도시
4: 조건부 종 상향 반발은 큰 걸림돌 우려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 |
매주 수십 건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돈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옥석 가리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동아일보가 독자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드리겠습니다. 매 주말 알짜 부동산 정보를 찾아내 그 의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 |
서울시가 지난 5일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양천구 목동, 성동구 성수등 등 4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부동산시장의 경착륙을 우려해 규제 완화 정책을 쏟아냈던 정부의 행보와는 다른 결정이라 눈길을 끌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때 관할지역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만약 허가를 받지 않고 토지거래를 했다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토지 가격의 30% 상당 금액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도 불가능합니다. 이런 이유로 부동산 투기 수요를 막는 강력한 규제 정책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서울시가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집값 하락세가 여전하지만 부동산시장의 경착륙 우려가 어느 정도 진정된 것으로 판단한 결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또 이들이 모두 서울에서도 인기 주거지역으로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려날 경우 자칫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집값은 정말 낮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정부 초기 정도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재지정된 4곳은 모두 대규모 아파트 재건축 재개발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지역들입니다. ▲압구정동은 아파트 지구 24개 단지 ▲목동신시가지로도 불리는 목동은 14개 단지 ▲여의도는 아파트 지구와 인근 16개 단지 ▲성수동은 전략정비구역 1~4구역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은 목동 14개 단지입니다. 우선 다른 3곳에 비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큽니다. 아파트 등 주택이 무려 2만 6000여 채로 압구정동(1만여 채) 여의도(약 8000채) 성수동(8200여 채)보다 2~3배 이상 많습니다. 3기 수도권 신도시로 추진되고 있는 부천 대장신도시(2만 채)나 인천 계양신도시(1만 7000채)보다도 큰 규모입니다.
게다가 현재 계획대로 재건축이 완료되면 주택 수는 무려 5만 3000채로 늘어납니다. 1기 신도시인 평촌·산본·중동(약 4만2000채)은 물론 2기 신도시인 동탄1(4만1500채) 광교(3만1300채) 위례(4만 4800채) 등을 압도하는 ‘서울 도심 속 신도시’가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목동 재건축은 올해 들어 탄력이 붙었습니다. 지난 1월에 3·5·7·10·12·14단지 등 6곳이 재건축 사업 본격화를 알리는 ‘첫 단추’에 해당하는 안전진단을 통과했습니다. 이어 2월에는 1·2·4·8·13단지 등 5곳도 안전진단 문턱을 넘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안전진단 절차를 마친 곳은 2020년 6월 안전진단을 통과한 6단지까지 포함해 모두 12곳이나 됩니다. 나머지 9단지와 11단지도 연내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하기 위해 준비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서울시도 지난해 11월 목동 재건축의 밑그림이 될 ‘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변경)(안)’을 확정했습니다. 또 관할 지자체인 양천구를 통해 주민공람을 진행했고, 올 상반기에는 확정된 내용을 고시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주민들이 서울시 계획에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주민 반발의 원인이 서울시의 행정편의주의적인 대응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커 적잖은 논란마저 예상됩니다.
서울의 도심 한복판에 웬만한 신도시보다 더 많은 아파트가 들어서게 될 목동에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 말이 뛰놀던 초지, 침수지에서 아파트 숲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때 관할지역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만약 허가를 받지 않고 토지거래를 했다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토지 가격의 30% 상당 금액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도 불가능합니다. 이런 이유로 부동산 투기 수요를 막는 강력한 규제 정책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서울시가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집값 하락세가 여전하지만 부동산시장의 경착륙 우려가 어느 정도 진정된 것으로 판단한 결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또 이들이 모두 서울에서도 인기 주거지역으로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려날 경우 자칫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집값은 정말 낮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정부 초기 정도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재지정된 4곳은 모두 대규모 아파트 재건축 재개발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지역들입니다. ▲압구정동은 아파트 지구 24개 단지 ▲목동신시가지로도 불리는 목동은 14개 단지 ▲여의도는 아파트 지구와 인근 16개 단지 ▲성수동은 전략정비구역 1~4구역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은 목동 14개 단지입니다. 우선 다른 3곳에 비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큽니다. 아파트 등 주택이 무려 2만 6000여 채로 압구정동(1만여 채) 여의도(약 8000채) 성수동(8200여 채)보다 2~3배 이상 많습니다. 3기 수도권 신도시로 추진되고 있는 부천 대장신도시(2만 채)나 인천 계양신도시(1만 7000채)보다도 큰 규모입니다.
게다가 현재 계획대로 재건축이 완료되면 주택 수는 무려 5만 3000채로 늘어납니다. 1기 신도시인 평촌·산본·중동(약 4만2000채)은 물론 2기 신도시인 동탄1(4만1500채) 광교(3만1300채) 위례(4만 4800채) 등을 압도하는 ‘서울 도심 속 신도시’가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목동 재건축은 올해 들어 탄력이 붙었습니다. 지난 1월에 3·5·7·10·12·14단지 등 6곳이 재건축 사업 본격화를 알리는 ‘첫 단추’에 해당하는 안전진단을 통과했습니다. 이어 2월에는 1·2·4·8·13단지 등 5곳도 안전진단 문턱을 넘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안전진단 절차를 마친 곳은 2020년 6월 안전진단을 통과한 6단지까지 포함해 모두 12곳이나 됩니다. 나머지 9단지와 11단지도 연내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하기 위해 준비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서울시도 지난해 11월 목동 재건축의 밑그림이 될 ‘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변경)(안)’을 확정했습니다. 또 관할 지자체인 양천구를 통해 주민공람을 진행했고, 올 상반기에는 확정된 내용을 고시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주민들이 서울시 계획에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주민 반발의 원인이 서울시의 행정편의주의적인 대응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커 적잖은 논란마저 예상됩니다.
서울의 도심 한복판에 웬만한 신도시보다 더 많은 아파트가 들어서게 될 목동에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 말이 뛰놀던 초지, 침수지에서 아파트 숲으로
현재 목동신시가지로 불리는 목동은 아파트 숲으로 변신하기 이전까지 서울 외곽에 위치한 논밭과 갈대숲이 어우러진 상습 침수지였습니다. 동네 이름도 이런 지리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서울역사편찬원의 서울지명사전에 따르면 목동은 1925년 대홍수 이후 시행한 안양천 제방 공사로 많은 농경지가 조성되기 전까지는 갈대가 우거진 침수지대로, 목초가 무성해 말을 방목하는 목장(牧場)으로 이용돼 ‘牧洞’이라 했다가 ‘木洞’으로 변했습니다.
양천구청도 누리집을 통해 “60여 년 전 안양천 제방 공사로 많은 농경지가 조성되면서 외지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새말’이라는 마을이 형성되기 전에는 갈대가 우거진 침수지대로 목초가 무성했고, 조선시대에는 말을 방목하는 목장으로 이용되어 지금도 ‘마장안’이라는 땅이름이 전해지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는 목동을 쉬운 표기로 나무 ‘木’자와 고을 ‘洞’을 사용하지만 원래의 뜻은 기를 ‘牧’자와 고을 ‘洞’자가 옳은 표현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상습 침수지였던 목동은 1960~1970년대에 판자촌으로 변신합니다. 서울 도심지 개발에 따라 후암동, 대방동, 이촌동, 아현동 등지에서 밀려난 철거민들이 몰려들어 형성된 집단 주거지였습니다.
그러다가 1983년 서울시가 목동 및 신정동 등지에 463만㎡ 규모의 신시가지 조성계획을 발표합니다. 당시 심각했던 주택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발표한 500만 채 주택건설 사업의 일환이었습니다.
여기에 서울의 관문에 위치한 입지적인 요인도 작용했습니다. 1986 서울 아시안 게임과 19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김포국제공항에서 이착륙하거나 서울로 진입할 때 무허가 주택과 논밭으로 채워진 목동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고 당시 정부가 판단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변수가 생깁니다. 사업 목적이 서민들을 위한 주택의 대량 공급에서 올림픽 재원 마련으로 바뀐 겁니다. 이를 위해 사업계획도 중산층이 거주할 고급 아파트 단지 조성으로 변경됩니다.
이에 지역주민들이 경인고속도로를 점거하는 등 100여 차례에 걸쳐 시위를 하면서 반대했지만 5공화국 군사정권의 서슬 퍼런 밀어붙이기에 꺾이고 맙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1985~1988년까지 조성된 목동신시가지에는 현재 14개 단지, 392개 동, 2만 6635채의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당시 정부가 챙긴 돈은 무려 1조 원(1990년 기준)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또다시 상전벽해를 꿈꾸는 목동
서울역사편찬원의 서울지명사전에 따르면 목동은 1925년 대홍수 이후 시행한 안양천 제방 공사로 많은 농경지가 조성되기 전까지는 갈대가 우거진 침수지대로, 목초가 무성해 말을 방목하는 목장(牧場)으로 이용돼 ‘牧洞’이라 했다가 ‘木洞’으로 변했습니다.
양천구청도 누리집을 통해 “60여 년 전 안양천 제방 공사로 많은 농경지가 조성되면서 외지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새말’이라는 마을이 형성되기 전에는 갈대가 우거진 침수지대로 목초가 무성했고, 조선시대에는 말을 방목하는 목장으로 이용되어 지금도 ‘마장안’이라는 땅이름이 전해지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는 목동을 쉬운 표기로 나무 ‘木’자와 고을 ‘洞’을 사용하지만 원래의 뜻은 기를 ‘牧’자와 고을 ‘洞’자가 옳은 표현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상습 침수지였던 목동은 1960~1970년대에 판자촌으로 변신합니다. 서울 도심지 개발에 따라 후암동, 대방동, 이촌동, 아현동 등지에서 밀려난 철거민들이 몰려들어 형성된 집단 주거지였습니다.
그러다가 1983년 서울시가 목동 및 신정동 등지에 463만㎡ 규모의 신시가지 조성계획을 발표합니다. 당시 심각했던 주택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발표한 500만 채 주택건설 사업의 일환이었습니다.
여기에 서울의 관문에 위치한 입지적인 요인도 작용했습니다. 1986 서울 아시안 게임과 19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김포국제공항에서 이착륙하거나 서울로 진입할 때 무허가 주택과 논밭으로 채워진 목동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고 당시 정부가 판단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변수가 생깁니다. 사업 목적이 서민들을 위한 주택의 대량 공급에서 올림픽 재원 마련으로 바뀐 겁니다. 이를 위해 사업계획도 중산층이 거주할 고급 아파트 단지 조성으로 변경됩니다.
이에 지역주민들이 경인고속도로를 점거하는 등 100여 차례에 걸쳐 시위를 하면서 반대했지만 5공화국 군사정권의 서슬 퍼런 밀어붙이기에 꺾이고 맙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1985~1988년까지 조성된 목동신시가지에는 현재 14개 단지, 392개 동, 2만 6635채의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당시 정부가 챙긴 돈은 무려 1조 원(1990년 기준)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또다시 상전벽해를 꿈꾸는 목동
이런 목동신시가지가 또 한 번 변신을 준비 중입니다. 용적률을 대폭 높이고, 최고층도 20층에서 35층까지 올리는 방안입니다. 즉 중저층 단지에서 고층아파트 숲으로 거듭나려는 겁니다. 건축법에서는 30층 이상이거나 높이가 120m 이상인 경우 고층으로 분류합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9일 제15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목동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안’(이하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습니다. 지구단위계획은 정비사업을 위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입니다. 계획안이 재열람 후 확정 고시되면 각 정비사업 조합이 가이드라인에 맞춰 재건축 계획을 수립하게 됩니다.
이번 조치는 1985~1988년에 조성돼 지은 지가 40년 가까이 지나면서 아파트 노후화와 주차난 등으로 재건축 요구가 커진 데 따라 마련됐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2016년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어 2019년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확보를 조건으로 목동아파트 1∼3단지를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나머지 4∼14단지와 같은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하는 내용으로 용도지역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습니다. 그리고 3년 만에 다시 전체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확정했습니다.
서울시는 당시 결정안을 통해 목동 아파트 14개 단지를 각각 별도의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고, 단지별로 재건축 정비계획(세부개발계획)을 수립할 때 창의적인 건축계획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지침에 따르면 용적률은 평균 130%대에서 최대 300%까지 허용됩니다. 이로 인해 목동신시가지에 현재보다 배 이상 늘어난 5만 3000여 채의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습니다.
보행자가 다니는 가로변에는 중·저층을 배치하고, 내부로 갈수록 높아지는 단계별 높이 계획을 적용해 리듬감 있고 입체적 경관이 형성하기로 했습니다. 역세권과 연접한 단지는 상업·업무·주거 복합기능을 도입하고,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인근 지하철역 출입구를 단지 안에 만들도록 계획했습니다.
아울러 기존 아파트단지로 가로막혀있던 시가지 가로와 신설 단지를 잇는 공공보행통로를 설치하고, 보행통로를 중심으로 인근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게 했습니다. 기성 시가지와 가까운 곳에는 학교, 공원, 도서관 등 공공시설을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녹지 확충을 위해 국회대로와 목동로에서 안양천 방향으로 연결되는 경관 녹지를 조성하고, 안양천으로 이어지는 보행 데크도 만들도록 했습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통해 주변 시가지와 조화되는 통합적 공간구조를 마련했다”며 “단지와 가로를 막던 완충녹지가 경관녹지로 바뀌고, 안양천 연계를 고려한 보행 친화적 녹지 축이 조성돼 일대가 서남권역의 녹지생태 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 1~3단지, 조건부 종 상향에 강력 반발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9일 제15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목동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안’(이하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습니다. 지구단위계획은 정비사업을 위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입니다. 계획안이 재열람 후 확정 고시되면 각 정비사업 조합이 가이드라인에 맞춰 재건축 계획을 수립하게 됩니다.
이번 조치는 1985~1988년에 조성돼 지은 지가 40년 가까이 지나면서 아파트 노후화와 주차난 등으로 재건축 요구가 커진 데 따라 마련됐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2016년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어 2019년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확보를 조건으로 목동아파트 1∼3단지를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나머지 4∼14단지와 같은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하는 내용으로 용도지역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습니다. 그리고 3년 만에 다시 전체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확정했습니다.
서울시는 당시 결정안을 통해 목동 아파트 14개 단지를 각각 별도의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고, 단지별로 재건축 정비계획(세부개발계획)을 수립할 때 창의적인 건축계획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지침에 따르면 용적률은 평균 130%대에서 최대 300%까지 허용됩니다. 이로 인해 목동신시가지에 현재보다 배 이상 늘어난 5만 3000여 채의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습니다.
보행자가 다니는 가로변에는 중·저층을 배치하고, 내부로 갈수록 높아지는 단계별 높이 계획을 적용해 리듬감 있고 입체적 경관이 형성하기로 했습니다. 역세권과 연접한 단지는 상업·업무·주거 복합기능을 도입하고,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인근 지하철역 출입구를 단지 안에 만들도록 계획했습니다.
아울러 기존 아파트단지로 가로막혀있던 시가지 가로와 신설 단지를 잇는 공공보행통로를 설치하고, 보행통로를 중심으로 인근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게 했습니다. 기성 시가지와 가까운 곳에는 학교, 공원, 도서관 등 공공시설을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녹지 확충을 위해 국회대로와 목동로에서 안양천 방향으로 연결되는 경관 녹지를 조성하고, 안양천으로 이어지는 보행 데크도 만들도록 했습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통해 주변 시가지와 조화되는 통합적 공간구조를 마련했다”며 “단지와 가로를 막던 완충녹지가 경관녹지로 바뀌고, 안양천 연계를 고려한 보행 친화적 녹지 축이 조성돼 일대가 서남권역의 녹지생태 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 1~3단지, 조건부 종 상향에 강력 반발
그런데 이런 서울시 계획에 변수가 생겼습니다. 목동 1~3단지 주민들이 서울시 계획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개 단지는 목동 14개 단지 가운데 유일하게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3개 단지를 3종으로 올려주면서 늘어난 용적률(190%→230%)의 절반인 20% 수준의 공공기여(공공지원 임대주택)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1~3단지 주민들은 “2019년 12월에 열린 도시건축공동심의에서 심의위원들이 목동 1~3단지에 대해 종 상향의 타당성을 지적했지만 서울시가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억지 임대조건을 붙여 종 상향을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3단지 주민들이 반발하게 된 발단은 2003년 7월 시행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서울시가 모든 일반주거지를 1~3종으로 세분화하는 과정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3종으로 지정되는 기준은 13층 이상 건물의 수가 총 건물의 10% 이상을 초과해야 했습니다.
목동 14개 단지는 모두 이 기준을 충족해 3종으로 지정될 수 있었습니다. 특히 1~3단지의 경우에는 각각 23.5%, 21.6%, 20%나 돼 기준을 2배 이상 넘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가 양천구에 3종의 비중을 줄이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상대적으로 저층이 많았던 1~3단지가 2종으로 지정되게 됩니다.
당시 진행된 도시계획 결정을 위해 진행된 회의의 녹취록은 이런 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녹취록에 따르며 당시 서울시 관계자는 “매뉴얼 기준으로는 3종인데 2종으로 건의한다”고 말합니다. 이에 회의 참석자가 “이번에 2종으로 하고 나중에 지구단위 계획 수립 시 3종 상향이 가능하냐”고 묻자 서울시 관계자는 “예 그렇습니다”고 대답합니다.
서울시는 또 2004년 2월 20일 서울시보에 게재한 ‘양천구 일반주거지역 종 세분’ 결정 고시문에 1~3단지에 대해 ‘향후 지구단위계획 수립 시 종 세분 검토·조정’이라는 조건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1~3단지 주민들은 이런 자료들을 근거로 조건 없는 종 상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서울시가 “‘종 세분화 검토 및 조정’이란 등기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2종으로 남기는 소극행정으로 주민권익 침해와 재산 손실을 일으켰고,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으로 인근 단지와 차별해 헌법상 평등의 원칙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 주민은 “이런 식으로 주민들의 희생만 일방적으로 강요한다면 어떻게 대한민국 행정을 믿고 살겠느냐”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1~3단지가) 왜 2종인지 종 분류 기준안으로 근거를 확인할 수 없고, 어떤 사유로 이런 처리가 되었는지도 현재로는 확인할 수 없다”며 “다만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공공기여 이외의 대안이 될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3개 단지는 목동 14개 단지 가운데 유일하게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3개 단지를 3종으로 올려주면서 늘어난 용적률(190%→230%)의 절반인 20% 수준의 공공기여(공공지원 임대주택)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1~3단지 주민들은 “2019년 12월에 열린 도시건축공동심의에서 심의위원들이 목동 1~3단지에 대해 종 상향의 타당성을 지적했지만 서울시가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억지 임대조건을 붙여 종 상향을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3단지 주민들이 반발하게 된 발단은 2003년 7월 시행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서울시가 모든 일반주거지를 1~3종으로 세분화하는 과정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3종으로 지정되는 기준은 13층 이상 건물의 수가 총 건물의 10% 이상을 초과해야 했습니다.
목동 14개 단지는 모두 이 기준을 충족해 3종으로 지정될 수 있었습니다. 특히 1~3단지의 경우에는 각각 23.5%, 21.6%, 20%나 돼 기준을 2배 이상 넘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가 양천구에 3종의 비중을 줄이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상대적으로 저층이 많았던 1~3단지가 2종으로 지정되게 됩니다.
당시 진행된 도시계획 결정을 위해 진행된 회의의 녹취록은 이런 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녹취록에 따르며 당시 서울시 관계자는 “매뉴얼 기준으로는 3종인데 2종으로 건의한다”고 말합니다. 이에 회의 참석자가 “이번에 2종으로 하고 나중에 지구단위 계획 수립 시 3종 상향이 가능하냐”고 묻자 서울시 관계자는 “예 그렇습니다”고 대답합니다.
서울시는 또 2004년 2월 20일 서울시보에 게재한 ‘양천구 일반주거지역 종 세분’ 결정 고시문에 1~3단지에 대해 ‘향후 지구단위계획 수립 시 종 세분 검토·조정’이라는 조건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1~3단지 주민들은 이런 자료들을 근거로 조건 없는 종 상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서울시가 “‘종 세분화 검토 및 조정’이란 등기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2종으로 남기는 소극행정으로 주민권익 침해와 재산 손실을 일으켰고,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으로 인근 단지와 차별해 헌법상 평등의 원칙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 주민은 “이런 식으로 주민들의 희생만 일방적으로 강요한다면 어떻게 대한민국 행정을 믿고 살겠느냐”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1~3단지가) 왜 2종인지 종 분류 기준안으로 근거를 확인할 수 없고, 어떤 사유로 이런 처리가 되었는지도 현재로는 확인할 수 없다”며 “다만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공공기여 이외의 대안이 될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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