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품家 3세 정연호 대표 경영 시험대…"베지밀 의존도 여전"

김동현 기자 2023. 4. 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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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017년 이후 매출액 2000억원대 정체
대체유·단백질 제품군 확대 추진 예상

(사진=정식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올해부터 대표이사에 오른 정연호 정식품 사장(46)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정식품 오너가 3세인 정 대표가 실적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것은 물론 신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시장 점유율 52%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베지밀 제품을 제외하고 그린비아, 간단요리사, 심천수 등 다른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한편 신사업의 일환으로 전개하고 있는 외식사업부 성장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식품은 2017년 매출액 2014억원을 기록하며 첫 2000억원 대 매출 고지를 넘었지만 2018년 2017억원, 2019년 2218억원, 2020년 2174억원, 2021년 2215억원, 2022년 2193억원 등의 매출을 올려 다소 정체된 모습이다.

영업이익은 2017년 88억원에서 2018년 155억원, 2019년 198억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다 2020년 110억원, 2021년 70억원 등으로 꺾였다. 2022년에는 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소폭 반등세를 보였다.

최근 5년간 정식품의 실적은 정체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출액은 2100억원 안팎에 머물러 있는데다 두유의 주 원료인 대두 가격 변동에 따라 회사 영업이익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양새다.

먼저 두유에만 편향된 사업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베지밀 의존도가 높다보니 제품 판매율이 저조하거나 제품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늘어날 경우 회사 전체 실적이 영향을 받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상황은 정식품에게 우호적인 편이다. 코로나19 여파 이후 국내 시장에 자리잡은 비건 트렌드는 정식품의 대표 상품인 베지밀 판매율을 그 어느때보다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볼 수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대체유 시장 규모는 2016년 4519억원에서 2018년 5211억원으로 성장했으며 올해는 6400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두유를 제외한 식물성 대체유 시장은 지난해 686억원, 2026년 전망치는 972억원에 달한다.

이를 감안할 때 정식품이 베지밀을 통한 대체유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는 물론 두유가 아닌 귀리, 아몬드, 코코넛 등을 사용한 식물성 대체유 시장으로의 확장을 꾀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린비아, 간단요리사, 심천수 등을 육성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1991년 첫 선을 보인 그린비아는일반영양식, 전문영양식, 연하식, 건강식품 등으로 나눠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큰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시장 상황은 좋다. 기존 단백질 보충제는 파우더 형태로 출시돼 음용 뿐 아니라 보관과 관리가 어려울 뿐더러 맛도 없다는 고정 관념으로 시장 성장에 한계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단백질이 건강 관리를 위한 필수 영양소로 취급받고 있다.

정식품 정성수 회장(사진 = 정식품 제공)

과거 운동을 하는 이들 위주로 찾던 제품이 아닌 전 연령대가 즐기는 식품이 된 만큼 프로틴밀과 하이키즈 제품군을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일동후디스는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 한때 분유 사업 의존도가 높았던 일동후디스는 '하이뮨' 제품군을 앞세워 분유 사업의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넬보스코 브랜드를 앞세운 외식사업의 경우 사업확장을 추진하되 테스팅 베드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외식사업의 확장은 기업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식물성 건강식품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반응을 살피는 곳으로 활용될 경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만큼 새로운 사업 추진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지밀의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최근 몇년간 정식품은 사업 다각화를 본격화했다"며 "식물성 대체유, 단백질 식품, 육수 제품 등은 최근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1977년생 정 신임 사장은 정식품 오너가 3세로 창업주인 고 정재원 명예회장의 손자다. 정 신임 사장은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시간대 산업공학과 석사를 거쳐 스탠포드대 경영과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3년 정식품과 오쎄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오쎄는 인터넷 쇼핑몰과 화장품 도소매 등의 사업을 하는 정식품의 관계사다. 정 신임 사장은 2015년 오쎄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2017년부터 정식품 부사장으로 경영에 참여해 왔다.

정식품은 정 대표의 부친인 정성수 정식품 회장이 지분 40.1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소리에스비(8.30%), 한국자산관리공사(7.89%), 혜춘장학회(6.80%) 등이 주요 주주로 있다.

정성수 회장과 정연호 사장이 함께 정식품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김재용·이윤복씨 등이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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