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로만 끝내기 3회’ 고종욱, 자신의 깨진 배트를 쓰레기봉투에서 꺼내 한참을 바라봤다 [SS인터뷰]

황혜정 기자 2023. 4. 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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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16일 목동에서 열린 두산전, 2021년 6월 1일 문학에서 열린 삼성전, 그리고 2023년 4월 8일 광주에서 열린 두산전.

KIA 외야수 고종욱(34)이 지난 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9회말 1사 만루 상황에 대타로 나와 끝내기 적시타를 터트렸다.

고종욱에겐 그 배트가 이번 시즌 첫 안타를 친 감 좋은 배트이기도 한데 아쉬움이 남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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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고종욱이 끝내기 안타를 친 배트가 부러졌다. 오른쪽 사진은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 하는 고종욱. 광주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광주=황혜정기자] 2011년 9월 16일 목동에서 열린 두산전, 2021년 6월 1일 문학에서 열린 삼성전, 그리고 2023년 4월 8일 광주에서 열린 두산전.

이 세 번의 끝내기 안타가 모두 ‘대타’로 나서서 친 끝내기다. 첫 번째 끝내기는 넥센 히어로즈 선수로, 두 번째 끝내기는 SSG랜더스 선수로, 마지막 끝내기는 KIA타이거즈 선수로 말이다.

KIA 외야수 고종욱(34)이 지난 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9회말 1사 만루 상황에 대타로 나와 끝내기 적시타를 터트렸다. 개인 통산 3번째 끝내기 안타이자 KBO리그 역대 1250번째 끝내기다.

경기 후 고종욱은 취재진과 만나 “2사 1,2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섰으면 힘들었을 텐데, (류)지혁이가 (볼넷으로)출루해줘 1사 만루가 됐다. 그래서 타격하기가 수월했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라며 끝내기 소감을 밝혔다.

KIA 고종욱이 끝내기 안타를 친 뒤, 동료 선수들로부터 물세례를 받고 있다. 제공 | KIA 타이거즈.


이번 시즌을 앞두고 1군이 아닌 2군에서 몸을 만들었다. 고종욱은 “내가 부족해 경쟁에서 밀렸다. 그래도 오늘 (KIA 김종국)감독님께서 내게 대타라는 기회를 주셨다. 잘 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종욱은 주로 대타로 출장하는 일이 잦다. 지난해에도 대부분을 대타로 나섰다. “배팅 연습을 할 때부터 한 타석, 한 타석에 정말 집중하려고 한다. 내게 매 타석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KIA 타격코치인)이범호 코치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열심히 준비한다고”고 덧붙였다.

지금껏 총 3번의 끝내기 안타를 기록한 그지만, 이번 끝내기 안타가 가장 기쁘다고. 고종욱은 “광주에서 끝내기를 친 적은 없다. 오랜만에 쳐서 그런지 기분이 가장 좋았고, 또 중요한 경기이기도 해서 더 좋았다”며 미소지었다.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배트가 깨졌다. 소중하고 기특한 배트가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고종욱은 인터뷰 뒤 쓰레기 봉지에 들어간 배트를 다시 꺼내보기도 했다. 고종욱에겐 그 배트가 이번 시즌 첫 안타를 친 감 좋은 배트이기도 한데 아쉬움이 남는 모양이다.

“누구나 이런 타석에 욕심날 법 한데 감독님께서 내보내주셨다”는 고종욱은 이제 대타 전문 타자를 넘어 주전에 도전한다. 그러나 개인 욕심보다 팀 승리가 먼저다.

KIA 고종욱이 끝내기 안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제공 | KIA타이거즈.


KIA는 최근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타선에 공백이 생겼다. 김도영이 전반기 시즌 아웃됐고, 나성범은 5월말~6월에나 복귀 가능하다. 고종욱은 “팀이 어려운 상황인데 이 승리를 계기로 부상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계속 승리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나를 포함해 여런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1~2개씩 안타를 쳐준다면 나성범의 공백을 메우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끝으로 지난 1월 결혼해 신혼생활을 보내고 있는 고종욱은 “사랑하고 고맙다”며 배우자에 고마운 마음을 쑥스럽게 전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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