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리브엠' 정식 승인 '초읽기'…은행 알뜰폰, 통신시장 '메기'될까

윤정민 기자 2023. 4. 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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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금융위, 12일 알뜰폰 은행 부수업무 승인 예정…의결 시 알뜰폰 사업 가능
중소사업자 불공정 경쟁 우려…점유율 제한 조건 등 부여가 관건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리브엠)'처럼 다른 은행들도 알뜰폰 사업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알뜰폰 업무를 은행 부수업무로 정식 승인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리브엠은 2019년 출시 때부터 타 알뜰폰 사업자보다 저렴한 요금제로 소비자들에게 주목받았다. 출시 3년이 지난 후인 지난 2월 리브엠 가입자 수는 40만명을 돌파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사업자가 됐다.

정부는 리브엠이 그동안 은행상품과 연계한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여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였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알뜰폰 사업의 은행 부수업무 승인 시 더 많은 은행이 파격적인 요금제를 선보여 가계통신비 인하 경쟁에 뛰어들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알뜰폰 중소 사업자들은 자본력을 갖춘 은행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리브엠이 일부 요금제 가격을 망 도매대가보다 낮게 설정해 불공정한 경쟁이 이뤄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정부가 금융권 알뜰폰의 요금제 가격 및 시장 점유율 제한에 나설지 주목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2일 알뜰폰 사업을 은행 부수업무로 지정하는 안건을 상정해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 혁신금융심사위원회는 4일 전체회의에서 알뜰폰 사업을 정식 사업으로 승인하는 방향으로 의결한 바 있다. 12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해당 안건이 최종 의결되면 KB국민은행은 리브엠 사업을 계속 운용할 수 있다.

리브엠이 선보인 요금제는 현재까지도 많은 소비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알뜰폰 요금제 중 저렴하다고 평가받는 이통3사 자회사 상품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월 기본 데이터 11GB·일 2GB에 데이터 모두 소진 시 최대 3Mbps 속도로 무제한 제공하는 LTE 요금제를 운용하고 있는데, 가격은 3만300원(LG유플러스망 기준)이다. 이는 같은 조건으로 SK세븐모바일(운영사 SK텔링크)은 3만8500원, KT엠모바일은 3만3900원, U+유모바일(운영사 미디어로그)은 3만3000원에 제공하고 있다.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에 리브엠 가입자 수는 지난 2월 기준 40만명을 돌파했다. 이통3사 자회사(SK텔링크, KT엠모바일, KT스카이라이프, 미디어로그, LG헬로비전)를 제외하면 알뜰폰 사업자 중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셈이다.

정부의 은행 알뜰폰 사업 정식 승인 시 리브엠 성공을 지켜본 다른 은행들도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량의 통신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금융 데이터와 융합하면 차별적인 금융결합 상품 등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신협중앙회,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이 알뜰폰 제휴 요금제를 출시한바 있는데 이들 은행도 금융위 회의 결과에 따라 알뜰폰 사업 추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은행이 진출할 경우 알뜰폰 사업을 하는 KB국민은행(리브엠)이나 비바리퍼블리카(토스모바일)처럼 차별적인 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최근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모바일에 자사 강점인 토스페이 기반으로 요금제에 미사용 데이터 캐시백 혜택을 추가했고, 24시간 상담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금융권 대 이통사 자회사 알뜰폰 시장 재편될까


금융권의 알뜰폰 사업이 본격화되면 알뜰폰 시장은 '이통사 자회사 대 금융권' 양강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 자회사 점유율 규제 강화가 현재 국회나 정부에서 논의되고 있다"며 "(리브엠 정식 승인 시) 오히려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국회에는 이통사 자회사 합산 시장 점유율(IoT 회선 등 제외)이 50%를 넘을 경우 신규 가입을 제한하는 등의 법안이 계류돼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이통사 자회사들은 신규 가입자를 모집할 수 없다. 그러면 앞으로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오는 쪽은 은행 기업이 될 수 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공받은 '알뜰폰 사업자별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SK텔링크, KT엠모바일, 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 등 이통3사 자회사의 총가입자 수는 365만404명이다. 휴대전화 회선 기준 전체 알뜰폰 가입자 수(720만6280명) 대비 약 50.66%에 달한다.

물론 금융위가 알뜰폰 은행 부수업무 진입 조건으로 은행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 제한을 내세울 수도 있다. 그동안 알뜰폰 중소 사업자와 이통3사 유통점 연합체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등은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 확대 시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은 불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KMDA는 "(금융업계 알뜰폰 기업의) 도매대가 이하 상품 판매를 금지하고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등의 규제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KMDA는 리브엠 청년요금제 중 '청년희망 LTE 11GB+(최저 월 2만2000원)'를 예로 들어 도매대가(약 3만3000원)보다 낮은 요금제를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격 제한 시 소비자 혜택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게 KB국민은행 측 입장이다. KB국민은행은 "리브엠 가격을 제한한다면 이통사 자회사 과점체제는 심화하는 한편 소비자 혜택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도 통신시장 과점체제 해소에 집중하는 만큼 중소 알뜰폰 사업자 등이 원하는 요금 규제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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